강서구청장 선거 D-Day, 與 김태우냐 野 진교훈이냐…당 지도부 운명 가른다
與 5%p 이내 패배시 후폭풍 크지 않아
與 두자릿수 패배시 김기현 체제 타격
野 패배시 이재명 책임론에 당 내홍 격화
여야가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자가 11일 밤 결정된다. 여야 지도부는 그간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고 집중 지원 유세에 나섰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을 가늠하는 마지막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여야 후보 중 누가 강서구청장이 되느냐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보궐선거 본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강서구 내 투표소 131곳에서 실시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에는 총 6명의 후보가 출마 선언을 했지만,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 강서구청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7.1%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지방선거(2022년 6월 1일)의 같은 시간대 강서구 투표율 대비 0.8%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현재 투표율은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된 사전투표가 합산되지 않은 수치다. 사전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치인 22.64%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각각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전날(10일)까지 지도부와 함께 막판 표심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 김 후보는 “(강서구청장 재임 시절) 민주당이 16년 동안 하지 못한 숙원 사업들을 6개월 만에 해냈다”며 ▲강서 지역 고도 제한 완화 ▲국제교육특구 지정 등 ‘강서 발전론’으로 지지를 끌어냈다. 반면 진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독재·독주에 대해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계신 걸 잘 안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압도적으로 이기도록 끝까지 힘을 실어달라”며 ‘정권 심판론’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여야가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도 총력전을 펼친 건 여러 정치적 의미가 담긴 선거인 탓이다. 대법원의 당선 무효 판결로 보궐선거 장본인으로 꼽히는 김 후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3개월 만에 특별사면·복권을 결정했다. 이후 국민의힘의 김 후보 공천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등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들이 이어졌고, 수도권에서 열리는 선거인 만큼 ‘총선 전초전’ 성격까지 띠게 되면서 여론의 관심까지 높아졌다. 표면적으로는 김태우 대 진교훈이지만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선거 결과에 따른 여야 지도부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한 자릿수, 특히 5%포인트 이내로 패배할 경우에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 후폭풍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태우 후보는 51.30%(13만2121표)로 김승현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다. 당시 득표율 격차는 2.61%포인트(6713표)였다. 여당 입장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두 자릿수로 크게 졌을 경우는 상황에는 얘기가 다르다. 당내 잠잠해졌던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불가피해진다. 특별 사면을 했다는 입장에서 대통령실의 책임도 있겠지만, 당헌당규까지 깨면서 후보를 공천한 것과 당력을 총동원하는 등 결정은 모두 김기현 지도부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두 자리 이상 큰 차이로 지면 수도권 지역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투표율이 문제가 되겠지만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하게 나오지 않겠나”라며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여야 모두 (이번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지도부가 패배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건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김기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만약 여당이 진다면 당장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라며 “그러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줄곧 제기된 ‘수도권 위기론’에서 벗어나 현 지도부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패배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책임론과 함께 ‘친명 vs 비명’ 당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을 직면할 수밖에 없다. 강서구는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른바 ‘야당 텃밭’으로 꼽히는 강서구에서 패배할 경우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책임론이 나오면서 당권을 유지하려는 친명계 간 대립은 불가피하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지면 이재명 대표가 정계 은퇴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라며 “아마 (민주당엔) 혼란이 올 거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오후 10~11시 사이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개표와 관련해 아직 정확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며 “상황이 유동적이라 추후에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를 제외하고 진 후보 선거 캠프에 모여 개표 방송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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