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11시, 김기현-이재명 운명 가른다
사전투표율 22.64%로 역대 최고치
승패·득표율차 따라 여야 대표 ‘명암’
[헤럴드경제=이세진·박상현 기자]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가 11일 오전 시작됐다. 선거기간 내내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린 집권여당과 현역 의원 대부분이 매달린 제1야당의 진검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선거 결과는 오늘 밤 11시 안팎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국에서 단 한 곳 이뤄지는 이번 선거에 여야 모두 총력전으로 매달렸던 만큼, 승패에 따라 지도체제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누구든 패배하는 쪽은 리더십에 치명타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승리하는 쪽은 당내 리더십을 재정비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본투표는 오후 8시 마무리된다. 강서구 내 설치된 투표소 131곳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6~7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22.64%로,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투표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경합하는 가운데, 권수정(정의당)·권혜인(진보당)·김유리(녹색당)·고영일(자유통일당) 후보도 보선에 나서고 있다.
통상 투표율이 높을수록 ‘보수 결집’ 효과가 줄어들고 야권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종 투표율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40%대 안팎을 예상하지만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근거로 50% 이상 높은 투표율이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둔 민심을 진단하는 척도라는 점에서 전국 단위 총선에 버금가는 총력전이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앞선 대법원 선고로 구청장직을 상실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복권된 김태우 후보를 공천하면서 승부수를 띄웠고,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경찰청 차장을 지낸 진교훈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맞섰다. ‘검경 대결’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는가 하면,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를 내세운 민주당과 ‘이재명 방탄’을 공격하는 국민의힘 공세도 거세게 충돌했다.
우선 민주당은 ‘넉넉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강서구는 전통적인 야당 텃밭인데다, 상대당 김태우 후보의 ‘귀책 사유’로 이뤄지는 보궐 선거인 만큼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서는 두자릿수를 넘어선 20% 내외 득표율 차까지 내다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귀를 앞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리더십도 날개를 달지 주목된다. 앞선 체포동의안 가결로 당은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지만 이후 ‘친명 지도체제’가 재정비됐고, 구속영장 기각까지 극적 반전을 이뤄낸 상황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로 다시 한 번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및 ‘가결파’에 대해 척결 또는 통합 무엇을 택하느냐에 관계없이 리더십 토대가 마련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비명계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승리로 ‘이재명 체제’가 공고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기는 당은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되어 오히려 당의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 체제에 안주해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오히려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까지도 ‘해볼만 하다’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서도 최종 득표율 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총선 바로미터가 아니다”는 등 이번 보선 의미를 축소하고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등 모습도 노출시켰다.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 대통령실과 김기현 대표 체제 안정성이 부각될 수 있지만, 큰 득표율차로 패배한다면 김기현 대표 리더십에 상당한 스크래치가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도권 위기론에 이은 ‘비대위 전환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한편으로는 패배하더라도 김기현 대표 책임론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견해도 공존한다. 김태우 후보 공천까지 용산의 ‘복심’이 작용했던 만큼 지도체제 역시 “용산에 달렸다”는 시각에서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선거운동 총동원령을 내렸던 것에 대해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지도부 선거 전략에 대해 쓴소리하기도 했다. 그는 “패배할 경우, 김기현 대표가 용산에서 김태우 후보를 밀어붙일 때 최대한 막았어야 했는데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pooh@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안84, 사인도 안 해줬다”…마라톤 완주 후 ‘팬 서비스’ 갑론을박
- “나라 지켜주셔서 감사”…군인 감동시킨 ‘빽다방 알바생’ 찾았다
- '결혼 30년차' 강주은 “최민수 빚 40억 …남편이 여리고 정이 많다”
- “남편이 딸 성추행했다”…아내의 수상한 신고, 알고 보니
- 올해 미스코리아 眞 21세 최재원…보스턴大서 디자인 전공
- 280명이 당했다…모텔 돌며 ‘몰카’ 설치, 불법촬영한 ‘간큰’ 중국인
- 비·김태희 집 수차례 초인종 누른 스토킹 女 내달 첫 재판
- ‘현실 더글로리' 학폭 고발 표예림씨 사망…극단선택 추정
- “음료 안 돼요” 버스 기사 한마디에…길바닥에 냅다 던진 ‘진상 승객’
- 유튜버 이진호 “블랙핑크 리사 몸값 1000억대… 다른 멤버는 투자자와 미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