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싸움’ 예고한 가을야구 잠재적 화두···LG와 쿠에바스&알칸타라&페디

안승호 기자 2023. 10. 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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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T 쿠에바스, 두산 알칸타라, NC 페디. 정지윤 선임기자 연합뉴스



지난 1일 잠실 LG-두산전. 올시즌 내내 LG와 맞대결에서 밀리던 두산은 3연전을 스윕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더구나 선발 마운드에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내세우는 날이었다.

알칸타라는 1회를 최고 구속 155㎞를 패스트볼을 앞세워 공 9개만으로 삼자범퇴시켰다. 두산 벤치의 시야에서는 그야말로 ‘느낌’ 좋은 날. 그러나 2회 2사후 연속 2루타를 허용해 선제점을 내주더니 결국에는 6.1이닝 13안타 7실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두산은 LG와 3연전 중 선발 매치업으로는 가장 승산 있던 경기를 놓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그게 야구 아니겠습니까”라며 아쉬움을 안고 다음을 다시 준비할 뜻을 드러냈다.

이날 LG전은, 알칸타라로서도 여러 각도에서 대비하고 나선 경기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올해 두산으로 유턴한 알칸타라는 올시즌 13승8패 평균자책 2.66으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지만 LG전에서만큼은 고전한 탓이었다. 알칸타라는 올시즌 LG와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 7.88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이 0.382에 이른다.

알칸타라와 ‘동병상련’의 외국인 에이스가 있다. KT 우완 윌리엄 쿠에바스는 올해 대체 외인카드로 중도 합류하고도 12승무패로 KBO리그 최초 순수 선발 100% 승률왕이 됐지만, LG전에서는 기억이 썩 좋지 않았다. 올해 LG와 3경기에서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 11.4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무려 0.429에 이르렀다.

2위를 확정한 KT와 3위 경쟁 중인 두산은 LG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다. 당장은 아니지만, 만남이 현실이 되면 두 팀의 외국인 에이스 기용법이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쿠에바스와 알칸타라를 상대로 올시즌 각각 5타수 3안타를 기록한 LG 문보경. 정지윤 선임기자



LG가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잠재적 파트너 NC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는 쿠에바스, 알칸타라와 같은 우완 정통파투수지만 LG전 이력은 크게 달랐다. 페디는 올해 LG와 3차례 만남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 2.1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0.226로 내용도 견고한 편이었다.

극단적 ‘차이’를 두고 각구단 안팎에서 이런저런 분석도 나온다. 구종 예측이 가능한 ‘투구 습관’이 읽혔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습관’을 보고 치는 것만으로 4할대 상대 타율이 나오기는 어렵다.

LG 내부에서는 전략적인 차원에 구체적인 진단은 피하면서도 조심스럽게 ‘투구 궤적’ 차이에 조명한다. 패스트볼과 횡과 종의 움직임 결합된 슬라이더를 앞세우는 쿠에바스와 알칸타라의 궤적이 LG 주력 좌타자들의 스윙 궤도가 제대로 만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페디는 패스트볼 궤적이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극단적인 횡의 움직임을 보이는 스위퍼를 결정구로 쓴다는 점에서 두 투수와는 차별화된다.

또 하나의 3위 경쟁팀인 SSG는 LG와 상대성에서 이들 3팀과는 관전포인트가 달라진다. 주력 선발진이 좌완 위주로 구성돼 있다.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LG를 향해 어떤 팀이 최후의 주자로 달려갈지 아직 모른다. 그러나 그즈음이면 부각될 잠재적 승부처 하나는 예비돼 있는 가을이다. 해당 투수와 LG 주력 타자와의 문제만은 또 아니다. 각팀의 ‘두뇌 싸움’이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한국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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