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파인더 "국내 상장사 IR 활동 미흡…IR 의무화해야"
"기술특례기업 등 IR 의무화 시범 적용 제안"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상장 기업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모든 상장사의 IR(기업설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증권가 제안이 나왔다. IR은 투자자 보호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증가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에 당국에서 강제성을 부여해서라도 IR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1일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모든 상장사의 IR 의무화를 제안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밸류파인더는 지난 2021년 설립된 독립리서치 기업으로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 기업을 매달 10~15개 탐방하며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이사는 "금융당국에 '모든 상장사의 IR 의무화 법안 제정'을 제안한다"면서 "결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나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밸류파인더는 현재 국내 상장사들이 IR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수급주체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충헌 대표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의 기업설명회 미개최 비율은 최근 5개년 평균 84.8%이며,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 기업의 기업설명회 미개최 비율은 88.9%에 달한다"면서 "2238개 종목 중 1973개 종목이 1회도 기업설명회를 개최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IR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로는 IR을 비용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상장사들의 연간 IR 예산 평균은 1억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도 투입되고 비용도 들어가는 업무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밸류파인더는 그러나 IR에 지출되는 돈은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앞선 분석에 따르면 기업설명회는 정보비대칭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이는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 감소에 기여한다"면서 "또 IR 이후 기관투자자 주주의 수와 이들의 보유 지분이 증가했고 신규 주주 또한 증가했으며 시가총액 5000억원 기업이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면 연간 440억~500억원의 기업가치 증가 효과를 가져와 연간 IR예산 평균인 1억400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닥 시장 5개년 기준, 기업설명회를 1회라도 개최한 곳의 주가 상승률(13.7%)은 0회인 곳의 주가 상승률(5.0%)보다 2.74배 높았다. 범위를 넓혀 전 종목을 대상으로 봐도, 1회 이상 IR 주최를 공시한 기업의 5개년 평균 수익률은 11.3%인 반면 0회 공시한 기업은 4.7%로 2.4배 가량 높았다. 기업설명회 개최가 주가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2016년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금융투자협회, 금융감독원이 제정한 'IR, 조사분석 업무처리강령'은 상장회사로서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명문화했다. 이 강령에는 상장회사의 의무 중 가장 먼저 '투명한 정보공개'에 관한 내용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이 강령은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이 대표는 "모든 상장사의 IR의무화 제정이 결코 쉽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하나씩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예시로 기술특례상장 기업을 들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기술력 있는 회사를 상장시켜주는 제도인데, 대체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들은 어느정도 자본 시장의 수혜를 본 기업들로, 이 기업들은 회사 사업과 내용이 빠르게 변화하고 시의성이 중요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회사의 진행상황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곳들"이라면서 "자본시장의 수혜 를 받았으니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IR 의무화를 적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이런 내용을 금융당국에 제안하는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에 비해 정보의 비대칭성 투자 위험도 등에 많이 노출돼 있다. 이들을 위한 제도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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