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종사들이 반기… "국익 해치는 공중분해 행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3년 넘게 지지부진한 가운데 각 항공사 조종사들이 단체로 합병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11일 낸 자료를 통해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글로벌 톱10 항공사의 탄생을 주장했지만 실상은 국민의 자산인 운수권을 국외로 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화물사업 매각, 항공기와 조종사의 타 항공사 이관이라는 무리한 해법으로 반쪽짜리 합병이 돼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나항공임에도 중국의 승인을 위해 49개에 이르는 수익 노선의 슬롯을 반납해 승인을 얻어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승인을 위해서는 2022년 기준 아시아나항공 매출의 약 55%를 차지하는 화물사업 매각을 EU 당국에 제시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까지 있었다고 짚었다.

협회는 "기존 사업을 외국에 팔아가며 무리한 합병을 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합병인지 모르겠다"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탄식이 이해되는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이들의 합병은 글로벌 톱10 항공사가 되는 것이 아닌 사실상 공중분해 되는 과정 속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회는 대한항공이 항공기뿐만 아니라 조종사도 티웨이항공에 이관한다는 시정조치를 10월 중 EU 당국에 전달한다는 소식가지 전해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협회는 조종사를 파견한다는 것인지 소속회사가 바뀌는 것인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어서 해당 기종의 조종사들은 타의에 의해 소속회사가 변경될 가능성에 매우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의 조종사는 "내가 해당 기종을 운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내가 원하는 대한항공이 아닌 타 항공사로 가야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했다.

협회 관계자는 "무리한 합병진행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인 운수권을 반납하고 화물사업 매각과 타사 이직으로 인한 조종사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산업은행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