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마이크 주지 마"...연예기획사 자니즈가 성착취 보도 막은 '치밀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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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자니즈의 기자회견장.
자니즈가 기자들의 성향을 사전에 분류하고 비판적인 기자에겐 의도적으로 질문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일본 일간지 닛간겐다이는 "2일 기자회견이야말로 전형적인 자니즈의 언론 조작 방식"이라는 방송국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성착취 피해자 단체는 9일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다시 실시하라"고 자니즈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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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니즈 언론 통제 관행 그대로
지난 2일 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자니즈의 기자회견장. 창업자인 고(故) 자니 기타가와의 상습 성착취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한 뒤 회사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하는 자리였다. 자니즈는 '①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한다 ②질문은 언론사 1곳당 1개만 허용한다 ③(답변이 부족해도) 추가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지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끝까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해 항의한 기자도 있었다.
이는 자니즈의 악명 높은 언론 통제 관행 때문이었다. 자니즈가 기자들의 성향을 사전에 분류하고 비판적인 기자에겐 의도적으로 질문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자니즈는 창업자의 성착취를 은폐하기 위해 언론을 압박하거나 길들여왔다.
최근 일본 NHK에 따르면, 기자회견 사회자는 기자 6명의 사진과 이름 등이 적힌 ‘NG 기자' 목록을 갖고 있었다. NG는 ‘No Good’이라는 뜻의 일본식 영어로, NG 기자는 자니즈에 비판적인 기자를 뜻한다.
자니즈는 “언론 홍보를 담당하는 협력회사가 NG 목록을 만들 것을 제안했지만 우리는 본 적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9일 주간지 프라이데이 등 다른 언론 보도에서 NG 기자 목록 작성을 자니즈가 먼저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대로 자니즈에 우호적인 ‘OK기자' 목록도 만들어 특별관리해왔다.
일본 일간지 닛간겐다이는 “2일 기자회견이야말로 전형적인 자니즈의 언론 조작 방식”이라는 방송국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자니즈는 소속 연예인 출연 여부를 무기로 불리한 기사가 언론에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이 때문에 기타가와가 연예인 지망생 등 수백 명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착취는 2019년 그가 죽은 뒤에도 보도되지 못하다가 올해 영국 BBC방송이 관련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후에야 일본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성착취 피해자 단체는 9일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다시 실시하라”고 자니즈에 요구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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