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오는 12일부터 파업 돌입…‘고용세습 조항’ 폐지 거부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023. 10. 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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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조가 부분 파업에 착수한다.

현대판 음서제라 불리는 기아의 '직원 자녀 우선 채용' 협약 폐지 여부를 놓고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기아 단체 협약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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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차례 임단협 교섭에도 여전히 교착 상태
사측, ‘고용세습’ 조항 삭제 대신 파격 인상안 제시
노조 “재벌 경영 세습부터 근절”…사측 제안 거부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지난 12일 광주 서구 기아 광주공장 출입구에 걸린 노조 현수막 ⓒ 연합뉴스

기아 노조가 부분 파업에 착수한다. 현대판 음서제라 불리는 기아의 '직원 자녀 우선 채용' 협약 폐지 여부를 놓고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기아 노조는 '2023년도 임금 단체 협상(이하 임단협)' 최종 결렬을 선언하고, 오는 12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한고 11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10일 사측과 진행한 임금 단체 교섭 14차 본교섭에서 사측의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노조는 12~13일, 17~19일 각각 총 8시간 그리고 20일 총 12시간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필수 근무자를 제외한 향후 생산 특근도 모두 거부한다. 단 추가 교섭의 여지는 열어놓았다.

이번 노사 협상의 쟁점은 고용 세습 조항 폐지 여부다. 기아 단체 협약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기아에 오래 다닌 직원의 자녀에게 우선 입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임단협에서 사측은 해당 조항의 삭제를, 노조는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고용 세습 조항은 이미 정부가 불법이라 판단한 사안으로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기아에 단체협약 시정 명령을 내리고 불이행 혐의로 노사 대표를 입건까지 한 바 있다.

사측은 고용 세습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올 연말까지 신입사원 300명을 채용하고, 향후 5년간 기아 직원 자녀 1000명에게 해외 봉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기아 주니어 글로벌 봉사단' 운영 계획을 제안했다. 임금 인상 관련해서도 현대자동차 임단협 타결과 같은 수준의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 파격적 인상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해당 조항이 위법이라고 말하기 전에 정주영~정의선 회장으로 이어지는 재벌 경영 세습부터 근절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정년 연장 즉각 실시 △미래 고용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방안 제시 △역대 최대 실적에 걸맞은 복지 제도 확대 △수당 현실화 △주 4일제 도입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또한 노조는 "매년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임금교섭 요구안을 확정해 사 측에 요구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측은 언제나 수용 불가 방침을 내세웠고, 마지막에는 현대차의 교섭 결과와 똑같은 내용으로 교섭을 마무리해 왔다"며 "노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자주적인 교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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