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독주 깨려면, ‘누가 덜 못하나 경쟁’ 벗어나야”[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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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업비트 독주 체제가 심화되면서 '이러다 업비트 빼고 다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10일 발표한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26곳 중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낸 곳은 업비트(3206억원), 빗썸(125억원)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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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빗썸도 2분기 적자전환
업비트에 이용자 쏠리는 이유 고민해 봐야
지금은 누가 덜 못하나 경쟁 중
실소유주·뒷돈상장·시세조종 리스크 떨쳐야
정상적인 '장점 경쟁 시장' 형성될 것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업비트 독주 체제가 심화되면서 ‘이러다 업비트 빼고 다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10일 발표한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26곳 중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낸 곳은 업비트(3206억원), 빗썸(125억원)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이 간신히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업비트와 상당히 격차는 컸다. 2분기에는 빗썸마저 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전환해, 사실상 업비트를 제외하면 돈 버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무한 상황이다.
거래소별 가상자산 거래량에서도 업비트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선 국내 전체 가상자산 거래 중 80~90%가 업비트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일 빗썸이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거래량을 끌어와 업비트 점유율이 70%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업비트 독주 체제 심화는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 조성에도 좋을 게 없다. 견제할 경쟁사가 없으면 한 개 업체의 판단에 의해 시장의 질서가 좌지우지되기 쉽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코인 상장과 유통, 보관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개 업체 쏠림 현상이 가져올 부작용이 더욱 우려된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가상자산 거래소는 대체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데도 이용자들이 업비트에 쏠려 있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다른 거래소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시장이다. 그렇다면, 이용자들이 업비트에 락인돼 있지 않은데, 다른 거래소로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아직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자들은 이 거래소를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거래소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해서 나온 뉴스는 대부분 신뢰를 깎아 먹을 만한 부정적인 것뿐이다. 수십 억원의 뒷돈을 받고 검증되지 않은 코인을 상장시킨 거래소 직원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수사과정에선 뒷돈 상장 코인에 시세 조종 세력이 붙어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등 불공정행위가 관행처럼 벌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몇몇 거래소의 실소유주들은 수천억원대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놓고 가상자산 업계 안에서도 “지금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누가 덜 못하나 경쟁”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업에 대한 기본적인 규칙이 정립되지 않으면 안된다. 규제를 통해 시장에 참여한 거래소들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 불공정거래, 부실상장 등의 리스크를 떨쳐야, 그 다음부터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경쟁하는 정상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이러한 규율을 담게 될 가상자산 기본법은 아직 발의 전이라, 규제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거래소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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