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이 불 지핀 군 면제 논란…차분히 따져볼 때 됐다 [핫이슈]
지난해에는 BTS의 병역 면제 논란이 뜨거웠다. BTS의 국위선양과 경제효과를 고려하면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요구가 거셌다. 순수예술에 비해 대중예술을 차별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BTS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까지 있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국위선양은 기준이 모호한데다, BTS는 이미 또래 청년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돈과 명예를 얻었는데 병역혜택까지 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BTS만을 위한 ‘원포인트 병역특례’ 논의까지 있었지만, BTS가 입대를 결정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병역특례를 줄여간다는 원칙을 천명했던 정부도 올해 1월부터 예술요원 편입 인정대회를 42개에서 36개로 축소하는 수준에서 개편을 마무리했다.
병역특혜 논란에 다시 불씨를 지핀 것은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안게임에서 42개의 금메달이 나오면서, 금메달 획득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게 된 선수들과 군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 BTS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예술·체육요원제도는 1973년 예술·체육계 종사자들의 동기 부여 차원에서 도입됐다. 당시에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기만 하면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모두 병역 특례 대상이 됐다. 1990년부터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수상자로 특례대상이 좁혀졌다.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1974년 16개에 불과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올해 42개로 늘었고,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96개에 달했다. 야구나 골프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아마추어 선수들이 주로 출전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프로선수들이 출전해 상대적으로 쉽게 금메달을 차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e스포츠와 바둑, 브레이킹 댄스, 카드 게임(브리지), 체스까지 아시안게임 종목에 포함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병역면제 논의는 병역자원 감소라는 현실적 문제와도 맞물려있다. 2017년 34만6000명이던 20세 남성 인구는 지난해 25만7000명으로 줄어들었고, 2040년에는 14만명으로 급감한다.
BTS 입대나 아시안게임 등 이슈가 될 때만 반짝 논의하고 말 일이 아니다. 스포츠 대회나 병역특례 혜택이 있는 36개 예술 경연대회가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차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21년 기준 예술·체육요원(125명)보다 훨씬 많은 전문연구요원(2022년 기준 2300명) 등 다양한 병역특례도 들여다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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