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가평 9세 축구소녀의 꿈★" i리그 10주년,풀뿌리의 희망을 봤다[靑運:청소년운동]

전영지 2023. 10. 11. 08: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가평유소년B팀 이예원과 조인환 감독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에서 가평유소년B팀 이예원이 노원유나이티드B과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예원이 줘! 패스! 패스!"

지난 7일 정오,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펼쳐진 2023 i-LEAGUE(리그) 풋볼페스티벌, 노원 유나이티드와 가평 유소년의 4대4, 10분 맞대결이 뜨거웠다. 남자아이들 틈바구니에서 머리를 올려묶은 빨간 유니폼 소녀의 영민한 몸놀림이 단연 눈에 띄었다. 뒷공간으로 치고 빠져드는 번뜩이는 움직임, 조인환 가평 유소년 감독이 "예원이!"를 외치기가 무섭게 골망이 흔들렸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젓던 예원이의 해트트릭, 경기는 3대3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가평 미원초등학교 위곡분교 3학년 (이)예원이는 지난해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여학생축구교실'에서 처음 축구에 입문했다. "달리고, 패스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골 넣으면 기분이 엄청 좋죠"라며 활짝 웃었다. 전교생 21명인 작은 학교에서 6학년 오빠들과 공을 차며 1년 만에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가평유소년 클럽 소속으로 i리그에 출전하며 선수의 꿈까지 꾸게 됐다. i리그가 원하는 클럽 시스템에서 엘리트 선수가 배출되는 '선순환' 모델, 그 희망의 싹을 봤다.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노원유나이티드B와 가평유소년B 의 경기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가평유소년B팀 이예원이 노원유나이티드B과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노원유나이티드B와 가평유소년B 의 경기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가평유소년B팀 이예원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i리그 통해 폭풍성장한 축구소녀 '국가대표의 꿈'

i리그는 대한체육회가 각종목 협회와 함께하는 유소년 축구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2013년부터 운영해온 유·청소년 동호인 클럽 리그다. 선수가 아니더라도 미취학 어린이부터 유청소년 누구나 출전 가능하다. 2022년 야구소프트볼, 농구,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당구 등 7개 종목으로 확대돼 3만5000명이 참가중인 i리그, 이중 대한축구협회(KFA)에서 운영하는 축구리그는 효시이자 가야할 길이다 2013년 시작돼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4~11월, 전국 42개 지역, 1200여 개 클럽과 1만 4000여명의 유·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엔 10세 이하(U-10), 12세 이하(U-12), 15세 이하( U-15) 부문, 80여 팀 600여 명의 선수들이 15m×20m 규격의 에어피치 구장, 작은 골대를 두고 맞섰다.

예원이는 "i리그에 오면 정말 많은 팀과 대결할 수 있어요. 어려운 팀도 많아요. 그런 팀 선수들을 보면서 좋은 점을 배울 수 있어요"라고 소개했다. 예원이는 "여자축구 국가대표"의 꿈과 함께 좋아하는 선수로 거침없이 "지소연, 손흥민"의 이름을 외쳤다. "축구는 협동하는 게임이에요. 공격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거친 소년들을 거침없이 제치고 골망을 흔드는 딸의 해트트릭을 지켜본 어머니 김순민씨는 "밥을 잘 안먹어 걱정이었는데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후 편식도 안하고, 튼튼해진 점이 가장 좋다. 외동딸인데 언니, 오빠와 사이좋게 지내면서 우애도 생기고, 경기에 자주 나서면서 협동, 배려심도 생기고, 더 밝아져서 좋다"며 웃었다.

예원이를 지도하는 조인환 감독은 2014년부터 9년째 i리그 개근중이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이금민의 스승이기도 한 조 감독은 "i리그는 승부를 떠나서 아이들을 상상하게 하고 꿈꾸게 하는 리그"라고 했다. 아이들을 향해 "잘했어!" "괜찮아!" "도와줘!"를 쉴새없이 외치던 조 감독은 "다른 대회는 승패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i리그 풋볼페스티벌은 이 연령의 아이들에게 정말 좋다. 아이들도 배우면서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는 리그"라고 설명했다. "특히 4대4 스몰사이즈 경기는 볼 터치 기회가 많고 공격, 수비 전환이 빨라 모든 걸 해야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가평서도 처음엔 3~4개 클럽이 나왔는데 지금은 20개 클럽이 참가중"이라면 "사실 아이들 대상의 대회가 정말 많다. 하지만 i리그는 순수한 취지에 참가비도 없고 즐길 거리도 많고 지도자도 아이들도 부담없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대회라는 점이 최고 장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타임어택챌린지에 도전한 가평유소년B팀 이예원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타임어택 챌린지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인천유나이티드 서구지부 화이트 클럽 아이들이 i리그 경기를 마친 후 다함께 타임어택챌린지에 참가한 후 포즈를 취했다. .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i리그 풋볼페스티벌은 온가족의 축제. 민준-민찬-민건 삼형제와 함께 이강인 PSG 유니폼은 맞춰입고 참가한 '축구 패밀리' 김용갑-박가영 부부와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

▶가족 모두의 축제, i리그

i리그 풋볼페스티벌 현장은 타임어택 챌린지, 익스트림존(에어바운스), 축구스킬존(축구알까기, 다트축구, 캐논슛 등), 문화체험존(ESG체험, 타투스티커)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넘쳐났다. 한글날 연휴 '사커맘' '사커대디', 온가족이 축제를 즐겼다. 슈팅, 드리블, 리프팅 등 총5가지의 축구스킬을 구간별로 측정해 최종시간을 측정한 후 자신의 사진과 기록이 담긴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타임어택 챌린지 부스엔 꼬마 축구선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대표 라커룸처럼 공들여 만든 부스에서 국가대표 유니폼, 축구화를 갈아신은 예원이도 타임어택 챌린지에 도전했다. '1분43초27' 호기록이 새겨진 포토카드를 받아들었다.

아이들만의 축제가 아니었다. 한글날 연휴 '사커맘' '사커대디', 온가족이 용산벌 축제를 즐겼다. 김용갑(33)-박가영(32) 부부는 장남 민준(10·은평어린이풋살교실)을 응원하기 위해 동생 민찬(4) 민건(3)과 총출동했다. 온가족이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맞춰입고 행복한 슈팅 게임을 즐겼다. 엄마 박가영씨는 "축구만 하고 끝나는 대회도 많은데 온가족이 층간소음 걱정없이 맘껏 뛰어놀았다. 아빠,엄마와 슈팅게임도 하고, 타투 스티커도 붙이고, 양말 공예도 하고 1시간 넘게 이렇게 놀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아빠 김용갑씨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 가족이 함께 즐길 프로그램이 많아서 좋았다. 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가 이런 행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 민성식 부장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민성식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장은 "i리그는 유·청소년들이 스포츠클럽, 생활체육리그를 통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리그"라면서 "2013년 축구를 시작으로 2022년 축구, 야구, 농구,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당구 등 7종목으로 늘어났고, 현재 3만5000명의 유·청소년들이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고 현황을 짚었다. "단순히 경기뿐 아니라 가족, 친구들과 다양한 문화 행사에도 참여하면서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유·청소년 기반의 i리그가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도 i리그를 질적 양적으로 더욱 확대시켜 나가면서 선진국형 클럽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장 먼저 i리그를 시작한 대한축구협회가 10년째 모범적인 리그를 운영해주시는 부분에 감사한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유-청소년 클럽리그' 2023 I-리그 풋볼페스티벌을 기획한 대한축구협회 지윤미 여자축구-저변확대 팀장 용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i리그를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 지윤미 여자축구&저변확대 팀장은 "2013년 17개 지역 500여 클럽에서 시작한 축구 i리그가 10주년을 맞는 올해 42개 지역 1만4000여 명이 참여하는 리그로 확대됐다"며 남다른 보람을 전했다. "KFA는 앞으로도 유·청소년들이 i리그 참여를 통해 승부를 떠나 축구 자체를 즐기고, 학업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i리그엔 총 515명의 여학생이 참가했다. 전국 1200여 개 축구클럽 아이들이 출전하는 i리그는 남자축구뿐 아니라 여자축구 저변 확대에도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모든 재능의 시작은 유·청소년기다. 10년차를 맞는 i리그는 풀뿌리의 희망이다.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여학생축구교실에서 축구를 접한 후 i리그를 통해 재능을 발견한 예원이는 좋은 예다. 지윤미 KFA 여자축구-저변확대팀장은 "12세 이하 초등 레벨에선 전문선수와 동호인의 경계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장기적 정책 방향"이라면서 "여기서 저변이 확대되고 우수선수가 발굴돼 엘리트로 올라오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민성식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장 역시 "향후 여학생축구교실과 i리그를 어떻게 연계, 발전시켜나갈지, 어떻게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지에 대해 우리도 더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용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i리그 최근 5년 추진 실적

연도=종목수=참가인원=리그수

2018년=1종목(축구)=1만2673명=192

2019년=1종목=1만3004명=198

2020년=1종목=9086명=108

2021년=1종목=1만2900명=187

2022년=7종목=3만5468명=583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