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향락의 도시 코린토스는 아프로디테 신전 사제들의 매춘으로 부 챙겨" (철파엠)
11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고대 향락의 도시 코린토스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추석 연휴 때 그리스에 다녀오셨다고 들었다. 봄에 다녀오시지 않았냐?"라고 묻자 김헌이 "그렇다. 6월 초에 갔다 왔고 이번에 어떻게 기회가 잘 닿아서 또 한번 갔다 왔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영철이 "가장 좋았던 장소는 어디냐?"라고 묻자 김헌은 "코린토스가 되게 좋았다. 코린토스에 우뚝 솟은 곳이 있는데 아크로코린토스다. 그리고 그 아래 아폴론 신전의 도리스 양식 기둥이 파란 하늘과 대비되면서 멋있었다"라고 답하고 "그래서 오늘은 그 장소와 관련된 신화를 전해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코린토스는 혹시 성경에 나오는 고린도냐?"라는 김영철의 질문에 김헌이 "그렇다"라고 답했고, 김영철이 "아테네에 있는 아크로폴리스는 많이 들어봤는데 아크로코린토스는 어떤 곳이냐?"라고 묻자 김헌은 "이것도 코린토스의 아크로폴리스라고 할 수 있는데 특별히 이곳은 아크로코린토스라고 불리더라"라고 설명했다.
김헌은 "아크로코린토스 그리고 코린토스는 고대로부터 펠레폰네소스 반도 입구를 지키는 요새 역할을 했다고 한다"라며 "이 코린토스를 놓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다툼을 벌였다는 신화적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둘의 싸움이 결판이 나지 않자 그들의 삼촌뻘인 백손 거신 브리아레오스가 판정관으로 나서서 '바다와 가까운 코린토스의 지협 이스트미아는 포세이돈이 가지고 태양과 가까운 아크로코린토스는 헬리오스가 가져라' 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크로코린토스의 최정상에는 뜬금없이 아프로디테의 신전이 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영철이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신전이 그 높은 곳에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냐?"라고 묻자 김헌이 "이게 참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코린토스는 고대 그리스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번화한 교통의 요지였다. 이탈리아 반도에서 아테네가 있는 그리스 본토로 향하는 뱃길의 길목이고 그리스 본토랑 펠레폰네소스 반도를 연결하는 육로의 길목이었다. 그래서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코린토스는 이들로부터 챙긴 통행료로 아주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 상인들이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라 며칠 묵게 되지 않냐. 그러다보니 숙박업과 요식업도 발달하게 되었고 향략의 도시로 번성하게 된다. 이 아프로디테 신전이 그런 코린토스의 번화하고 향락적인 분위기와 관련해서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철이 "향락의 도시와 신전은 어떻게 연결되는 거냐?"라고 묻자 김헌은 "아프로디테가 아름다움과 사랑의 신이지 않냐. 이곳을 지나는 수많은 나그네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던 것이다. 신전의 여사제들이 외로운 나그네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고 한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매춘이다. 신성한 사제들의 임무인 것처럼 미화했지만 사실 이것으로 코린토스는 막대한 부를 챙겼다. 머나먼 길 오가며 돈을 벌었던 상인들은 모아둔 돈을 여기에 다 탕진하고 내려갔다고 한다"라고 답했다.
"향락의 중심에 신전이 있었던 거냐?"라는 김영철의 질문에 김헌은 "그렇다. 신전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점잖은 민족이고 유교적 윤리교육을 많이 받아서 이런 자유분방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과 생활풍습을 호의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물론 금욕적인 생활태도를 존중하던 고대인들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이 코린토스가 못마땅한 곳이었다"라고 답하고 "그래서 서기 1세기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던 바울도 여기에서 1년 가까이 머물면서 '이 도시는 정말 타락했구나' 하면서 기독교인들, 자기 동료들에게 코린토스인들의 이런 관습과 생활방식은 절대 본받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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