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관련 논란에 악화된 실적까지…야놀자, 이어지는 이슈로 '몸살'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야놀자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내 메일을 통해 야놀자는 "일련의 변화 과정의 이해를 부탁드리며 경영진 또한 지속 가능한 경쟁력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퇴직 프로그램 시행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흘러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육아휴직 대상자에게도 전화 걸어 퇴직 종용? 야놀자 "정보 안내 목적"
IT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최근 전직원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공지글을 전달했다. 야놀자는 희망퇴직 프로그램 실행 배경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 주도로 AI 기술 기반 시스템 혁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그 이상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놀자 내부에선 희망퇴직이 사실상 퇴사 종용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재된 글을 종합하면 야놀자는 육아휴직자에게 직접 유선으로 전화를 걸어 희망퇴직 여부를 확인했고 이를 거절하면 기존 업무와 전혀 연관 없는 부서에 배치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에 대한 보상은 4개월 치 급여나 유급휴가 3개월이지만, 복직 시 원치 않는 부서에 배정된 이후 퇴직 의사를 밝히면 이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이와 관련해 정보안내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야놀자는 "유선 연락의 경우 희망퇴직 대상자이면서 육아휴직 중인 직원 분들께 드린 것이 맞다"면서 "휴직자는 공지 문서 확인이 어려워 정보전달 차원에서 이뤄졌고, 복직 시 당시 근무했던 팀이 없어져 있을 수 있다는 맥락의 정보를 안내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 시점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규모 등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야놀자는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정확한 안내를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육아휴직자에게 직접 전화까지 거는 것은 퇴사 압박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어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놀자의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던 2014년, 야놀자는 전문경영인을 처음으로 맞이하며 30%가 넘는 인력을 떠나보낸 바 있다. 다만 2014년 희망퇴직 시행 당시에도 유선 연락을 통해 육아휴직자 등에게 희망퇴직 안내를 동일하게 진행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악회된 실적에 하락된 기업가치 높이려는 무리수란 지적도
야놀자의 최근 희망퇴직 배경을 두고 관련 업계는 준비 중인 기업공개(IPO) 직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대규모 인원 감축을 통해 지난해 인수를 마친 인터파크와 야놀자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영업 적자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 올 상반기 야놀자 매출액은 32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었으나 영업손실액은 28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야놀자의 광고선전비는 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고, 인건비는 1972억원으로 1년 사이 112%나 급증했다. 영업비용은 2021년 대비 120% 증가한 5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야놀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인수한 인터파크의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악화된 기업 가치 역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 2021년 비전펀드로부터 2조2000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로 주목받았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거래소 '증권플러스'에 따른 지난 4월 야놀자의 업계 추정 기업가치는 4조원대로 급락했다.
다만 야놀자 관계자는 "IPO 준비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야놀자의 실적 개선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숙박플랫폼 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업체인 '여기어때'의 무서운 추격세가 이어지는 등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면서 "흑자 전환도 중요하겠지만 그 과정 속 사내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