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2조4000억원… 올해 첫 兆 단위
삼성전자가 3분기에 올 들어 처음으로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만 9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 허덕였지만 신작 폴더블폰 출시와 강도 높은 반도체 감산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올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올 3분기(7~9월)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12.74%)과 영업이익(-77.88%) 모두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올 1~2분기에 각 6000억원대에 그쳤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불황의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을 시장에 던졌다.
◇가시화되는 반도체 감산 효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많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은 올 3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1·2분기에 각 4조원이 넘었던 영업 손실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이 지난 4월부터 단행한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3분기부터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본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투입한 뒤 칩 완제품 생산까지 3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 2분기까지는 감산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9월 평균 고정 거래가는 1.3달러로 직전 달과 같은 가격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가격 하락세가 처음 멈췄다. 삼성, SK하이닉스 등 주요 생산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과 고객사들의 반도체 재고 소진 움직임이 겹치는 등 반도체 업황 개선 신호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감산 영향으로 올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 단가(ASP)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9월 출시한 폴더블(접는)폰인 갤럭시Z폴드·플립5를 비롯한 스마트폰 사업과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린 점도 호재였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5 고가 모델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물량을 90%가량 납품한 것에 힘입어 1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1조9800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TV·가전 부문은 전 분기와 비슷한 7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본격 실적 개선은 4분기부터
삼성전자는 4분기 큰 폭의 실적 회복이 이뤄질 전망이다. 핵심 캐시카우(수익원)인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신제품 효과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4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규모가 1조원 미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로 각광받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제품 수요가 올 하반기부터 증가하고 있는 점도 4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 용량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으로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HBM3 가격은 D램의 5배 정도다. 삼성은 조만간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에 HBM3를 공급할 전망이다.
다만 D램과 달리 낸드 업황 부진은 당분간 이어지면서 반도체 부문 전체 흑자 전환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까지 제 궤도에 오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은 올해 14조원가량의 영업손실에서 내년 10조원 이상의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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