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끝없는 추락…'반등' 기대해도 될까

진영기 2023. 10. 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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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800선 밑으로 추락했다.

고금리 환경에 지정학적 위기까지 더해지며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의 주도주인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2차전지, AI 관련주가 급등하며 이들이 코스닥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며 "이들의 주가가 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3고(高)' 환경에 발목을 잡히며 지수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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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부담·2차전지주 약세…코스닥 800선 붕괴
지정학적 위기 더해져 투자심리 위축
"3분기 실적 확인 후 옥석 가려야"
사진=연합뉴스


코스닥 지수가 800선 밑으로 추락했다. 고금리 환경에 지정학적 위기까지 더해지며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의 주도주인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은 21.39포인트(2.62%) 하락한 795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닥이 800선을 밑돈 건 지난 3월 17일(797.3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최근 들어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최근 1개월(9월 11일~10월 10일)간 코스닥 지수는 13.0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7% 하락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코스닥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8224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8805억원, 1523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지만, 당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Fed 내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점도표)에서 Fed 위원 19명 가운데 12명이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코스닥 시장은 성장주 중심으로 구성돼있기에 금리에 더욱 민감하다. 성장주는 현재 기업의 자산이 아니라 미래 수익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산출한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지고 기업 가치가 하락한다.

2차전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악재다. 이들은 상반기 코스닥 지수 상승 랠리를 주도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2차전지, AI 관련주가 급등하며 이들이 코스닥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며 "이들의 주가가 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3고(高)' 환경에 발목을 잡히며 지수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1개월간 25% 하락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6.9% 급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 투자자는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개인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29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6위에 해당한다. 이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닥150지수를 두 배로 추종한다.

문제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영향도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 양측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지역에 군사 분쟁이 발생하면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장기화하고, 확전하는 양상을 보이면 국제유가는 연고점을 웃돌 수 있다"며 "이란 제재 강화 가능성,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반도체 관련주 비중은 작아 삼성전자의 실적이 코스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개별 종목의 실적을 확인한 후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은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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