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한국선수들이 못올까봐 두렵다’ 이정후를 각성시킨 김하성의 한마디, “열심히는 당연, 잘해야한다”

길준영 2023. 10. 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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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홈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플레이를 보여주며 메이저리그 진출 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올 시즌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으로 활약한 이정후는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 7월 22일 롯데전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쳤지만 이정후를 향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7일과 10일 고척돔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 단장이 찾아와 직접 이정후의 훈련 과정 등을 지켜봤다. 

시즌 홈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경기에 나선 이정후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어젯밤부터 긴장이 많이 됐다. 1군 데뷔 첫 경기에 나서기 전보다 더 긴장되는 것 같고 어젯밤부터 많이 설렜다”라며 홈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소감을 밝혔다.

미국 현지매체들이 이정후를 향해 “5000만 달러(약 674억원)도 못받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라며 좋은 평가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정후는 “여러 기사가 나오지만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다. 에이전트가 알아서 해줄 문제다. 미국에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지 알려주시고 있고 시즌이 끝나면 일정을 잡아서 준비하면 되는 문제다. 지금 그런 부분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남은 시즌을 잘 치르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OSEN DB

메이저리그 포스팅은 2018년까지는 가장 많은 포스팅비를 입찰한 팀과 선수가 협상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류현진(당시 다저스),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박병호(당시 미네소타) 등이 이러한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제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하고 계약 규모에 따라 원소속팀에 포스팅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정됐다. 따라서 이정후도 어느정도는 원하는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특별히 원하는 구단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정후는 “사실 내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잘 알지 못한다. 모두가 아는 다저스, 양키스 정도만 아는 수준이다. 일단 포스팅 절차를 시작해야 알게 될 것 같다. 에이전트가 알아서 잘 해줄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샌디에이고에는 이정후와 함께 키움에서 뛰었던 김하성이 활약중이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김)하성이 1년밖에 남지 않아서 모르겠다. 또 메이저리그는 트레이드도 활발하니까 하성이형의 가치가 높아지면 트레이드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OSEN DB

김하성은 이정후에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정후는 “하성이형이 내일 한국에 오니까 메이저리그에 대한 것을 많이 물어보려고 한다. 형도 많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하성이형이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옆에서 많이 지켜보면서 나도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내가 빨리 적응을 하고 리그에 녹아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선배들에게 물어봐도 적응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주셨다. 한국에서 잘했다고 해서 미국에서도 잘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내가 잘 적응해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선수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중에 하나가 언어의 장벽이다. 이정후는 “영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매일 해야 느는데 하루 늘고 하루 까먹는 것 같다.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신게 결국 영어를 해야한다는거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KBO리그 선수들은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강정호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김하성이 성공을 하면서 한국 야수들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들도 점차 올라갔다. 

이정후는 “하성이형이 ‘나 때문에 앞으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두렵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 이후에 메이저리그에 올 선수들을 위해 한국선수들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 진짜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해야한다”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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