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에 떠도는 이·팔전쟁 가짜뉴스...유럽당국 “즉각 조치하라” 경고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10. 11. 08: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X, 디지털 서비스법 첫 처벌 사례되나
머스크 “위반 사항 나열해줘” 적반하장
전문가들 “일론 머스크의 X 실험, 실패했다”
티에리 브레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로이터

유럽 당국이 일론 머스크에게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관련 허위 정보가 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하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10일(현지 시각) 티에리 브레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일론 머스크에게 서신을 보내 “당신이 소유한 플랫폼이 허위 정보와 불법 콘텐츠를 전파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징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의)디지털 서비스법은 콘텐츠 규제에 매우 정확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을 상기시켜드린다”고 했다.

올해 본격 시행된 EU의 디지털 서비스법은 X와 같은 대형 플랫폼에게 유해 콘텐츠의 확산 방지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으로, 이를 위반할 경우 연 수익의 최대 6%를 벌금으로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X가 디지털 서비스법의 첫 위반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게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와 지난 10월 그가 인수한 X(옛 트위터) 로고./AFP연합뉴스

브레통 집행위원은 X에서 서신 전문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머스크에게 X가 “불법 콘텐츠에 대한 성실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하지만 계속해서 유통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지적하며 “X의 (콘텐츠 규제) 시스템이 효과적인지 긴급 확인 후 취해진 조치에 대해 향후 24시간 내에 우리에게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긴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법 집행 기관 및 유로폴과 연락하고, 이들의 요청에 즉각 응답하길 바란다”며 “이와 동시에 잠재적인 조사가 개시됐으며,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처벌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 드린다”고도 덧붙였다.

디지털 서비스법이 시행된 이후 유럽 당국이 이 처럼 명시적인 경고를 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된 후, X는 순식간에 가짜뉴스의 온상이 됐다. 예컨대 비디오 게임의 영상을 짜집기해 ‘하마스가 이스라엘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거나, 미국 백악관의 문서를 교묘하게 조작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8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와 같은 내용이 확산한 것이다.

티에리 브레통 집행위원의 경고 서한에 '위반사항 나열해달라'고 답글을 단 일론 머스크. 브레통 집행위원은 "당신의 말을 입증하는건 당신의 몫"이라고 회답했다./X 캡처

머스크는 브레통 집행위원의 게시물에 답글로 “모든 것은 오픈 소스이며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고, EU가 지지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레통 집행위원) 당신이 X에 대해 언급한 위반 사항을 대중 모두가 볼 수 있게 나열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자 브레통 집행위원은 “당신은 이미 폭력에 대한 가짜뉴스 사례를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당신의 말을 입증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팔 전쟁이 ‘머스크의 X 실험 실패’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퍼지는 가짜정보를 연구하는 마이크 로스차일드는 10일 블룸버그에 “지난해 10월부터 X는 콘텐츠 안전 정책을 변경했고, 그 결과 지정학적 위기의 순간에 그 결과가 눈에 띄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X를 인수한 후 신뢰와 안전을 담당하는 직원을 해고하고, 플랫폼에 올릴 수 있는 게시물 규칙을 완화한데다 인증 계정을 팔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무엇이 사실인지, 소문인지, 음모론인지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머스크의 변화는 X의 나쁜 점을 극적으로 악화시켰다”고도 비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