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은 잊어라’ 휴스턴 ALDS 3차전 완승 이끈 투타 ‘반전 활약’

안형준 2023. 10. 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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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정규시즌과는 달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0월 11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9-1 완승을 거둔 휴스턴은 시리즈를 2승 1패로 리드하며 7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시리즈 1차전에서 선승을 거둔 휴스턴은 2차전에서 패하며 다소 아쉬운 흐름을 맞이했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1승 1패로 마친 것은 그리 만족스러운 전개가 아니었다.

선발투수 매치업도 사실상 열세였다. 안방으로 돌아온 미네소타는 올시즌 위력을 되찾고 다시 에이스급 투수로 올라선 소니 그레이를 내세웠다. 반면 휴스턴은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낸 크리스티안 하비에르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싸움에서 밀릴 경우 벼랑 끝에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최악의 정규시즌을 보낸 두 선수가 휴스턴을 구해냈다.

휴스턴은 1회초 4득점을 올리며 초반 기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주인공은 5번타자로 출전한 1루수 호세 아브레유였다. 아브레유는 1-0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한 1사 1,3루 찬스에서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홈팀 미네소타를 침묵하게 만드는 한 방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브레유는 9회초 쐐기 2점포까지 쏘아올려 팀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사실 아브레유는 올시즌 휴스턴의 '실패작'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율리에스키 구리엘과 결별한 휴스턴은 3년 5,850만 달러 FA 계약으로 아브레유를 영입했다.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노장이지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기복없는 꾸준한 타격을 선보인 아브레유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올시즌 아브레유는 141경기에 출전했지만 .237/.296/.383 18홈런 9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OPS가 겨우 0.680에 불과했다. 화이트삭스에서 9년 동안 .292/.354/.506 243홈런 863타점을 기록하며 한 번도 부진한 적이 없었던 아브레유였기에 더 충격이었다. 아브레유의 부진은 휴스턴이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하지 못하고 피말리는 경쟁을 이어간 원인 중 하나였다.

최악의 정규시즌을 보낸 아브레유는 디비전시리즈 1,2차전에서도 부진하며 좋지 못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리즈 분수령이 될 수 있는 3차전에서 폭발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마운드의 하비에르도 반전 호투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비에르는 이날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한 그레이와 선발 매치업에서 승리를 거뒀다.

데뷔 4년차 하비에르는 올해 정규시즌 처음으로 규정이닝 소화(162이닝)에 성공했지만 10승 5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부진했다. 2020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3년 동안 7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한 하비에르는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 3년 동안 134에 달했던 조정 평균자책점(ERA+)은 올시즌 리그 평균(100) 이하인 92에 그쳤다. 하지만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데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하비에르는 이미 포스트시즌 14경기에 등판한 '가을 베테랑'이다. 가을 무대에서는 대부분 불펜을 맡았지만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4경기에서 32.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을 정도로 '빅게임 피처'였다. 그리고 이날도 그 면모가 이어졌다.

물론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사사구를 6개나 허용했고 위기도 맞이했다. 하지만 5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만 내줬고 삼진을 9개나 잡아내는 위력투로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마치 올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블레이크 스넬(SD)과 같은 투구였다. 특히 볼넷 3개를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맥스 케플러와 로이스 루이스를 연속 삼진처리한 5회말 피칭이 압권이었다.

정규시즌에 부진했던 두 선수가 대 반전을 이뤄낸 휴스턴은 '가을 최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선보이며 미네소타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자료사진=위부터 호세 아브레유,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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