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레알, 은퇴 선언한 '창단 이래 최악 먹튀' 아자르에 "4시즌 동안 감사했다, 새 삶 응원해!"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구단 역사상 최악의 영입생' 에당 아자르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레알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은퇴를 선언한 아자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레알은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은퇴한 아자르는 2019년 우리 팀에 왔고 4시즌 동안 우승을 8번이나 했다. 감사와 애정을 보낸다. 아자르의 새로운 삶을 응원한다"고 했다.
아자르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레알은 전 소속 선수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레알이 왜 분통이 터지는지 알아보려면 일단 아자르의 릴, 첼시 시절을 돌아봐야 한다. 릴에서 아자르는 어린 나이부터 에이스로 군림했다. 2009-10시즌부터 뛰었는데 프랑스 리그앙에서만 5골 8도움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엔 7골 10도움을 기록하면서 릴의 리그앙 우승과 쿠프 드 프랑스 우승을 이끌었다. 2011-12시즌엔 20골 16도움에 성공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2시즌 연속 리그앙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첼시 시절엔 명실상부 월드클래스이자 프리미어리그(PL)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드리블 능력으로 상대를 제압한 뒤 공격 포인트를 만들며 첼시 공격을 이끌었다. 첼시에서만 공식전 352경기에 뛰고 110골 92도움을 올렸고 수많은 트로피도 얻었다. 프리미어리그(PL) 우승만 2번을 했고 잉글랜드 FA컵 우승 1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2회도 했다.
첼시 올해의 선수만 4회(2014, 2015, 2017, 2019)을 받았고 PFA 올해의 선수(2015), PL 올해의 선수(2015), PFA 올해의 팀 4회(2013, 2014, 2015, 2017)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8-19시즌엔 PL에서만 16골 15도움을 올렸는데 PL 역사상 15골 15도움 이상을 한 건 4번째 일이다.
에릭 칸토나(1992-93), 맷 르 티시에(1994-95), 티에리 앙리(2002-03), 그리고 아자르다. 벨기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UEFA 유로 2016 도움왕,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실버볼과 도움왕을 받는 등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더 브라위너, 티보 쿠르투아,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이 있는 벨기 황금세대를 이끌었다. FIFA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2회나 들었다.
첼시에서 정점을 찍고 레알로 왔다. 이적료는 1억 1,500만 유로(약 1,543억 원)였다. 은하수 군단을 표방하며 갈락티코 정책을 쓴 레알에서 역대 최고 이적료였다. 카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주드 벨링엄,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등 수많은 선수들도 아자르 밑이었다. 아자르가 레알에서 유벤투스로 떠난 호날두 빈자리를 완벽 대체할 거라 기대가 있었다.
결과적으론 최악이었다. 아자르는 이적 이후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으로 폼이 저하됐고, 뛰지 못하는 상황에 스페인의 기후와 음식 문화에 적응하며 살이 찌기 시작했다. 4번째 시즌을 보냈지만 그동안 출전 경기는 단 76경기에 불과하다. 7골 12도움이 전부다. 레알에 오는 감독마다 아자르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부상에 돌아온 아자르를 윙어, 최전방에 기용하면서 변화를 줬는데 경기력이 살아날 만하면 부상을 당했다.
참을성을 잃은 레알 팬들은 매각을 촉구했다. 하지만 워낙 높은 이적료에 왔고 주급도 높아 판매가 어려웠다. 레알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컸다. 레알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지는 상황었다. 여기에 아자르는 주급 60만 유로(약 8억 7,400만 원)를 받으며 팀 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였다. 지난 시즌 아자르는 모든 대회 331분을 소화하면서 매주 8억 이상을 벌어들였다.
레알에서 라리가 우승 2회(2019-20, 2021-22), 코파 델 레이 우승 1회(2022-23),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1회(2022),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2021-22), UEFA 슈퍼컵 우승 1회(2022)를 해냈는데 아자르가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다. 심지어 조연일 때도 없었다. 인내심을 잃은 레알은 결국 레알은 아자르를 내보냈다. 아자르는 FA 신분인데 소속팀을 못 찾았다. 이름값과 경력을 보면 최고이나 레알 시절 보인 모습을 생각하면 섣불리 제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스페인 '마르카'는 지난 6월, "아자르는 겨우 32세에 은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다른 옵션으로는 밴쿠버 화이트캡스나 다른 팀에 합류하는 것이 있지만, 레알에서 4년간의 악몽을 겪은 후 완전히 사라질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알린 바 있다.
영국 '더 선'은 "아자르가 사우디아라비아 러브콜을 제안했다는 주장 속에 32세 나이로 은퇴할 거라 예상된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자유 계약(FA) 신분이 됐으며 현재 밴쿠버 화이트 캡스(미국 MLS), 니스, 마르세유, 그리고 친정팀 릴(이상 프랑스 리그앙)이 관심을 보낸 걸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하지만 '겟 풋볼 뉴스 프랑스'는 아자르가 은퇴할 예정이며 공식 발표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2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벨기에가 탈락한 이후 벨기에 국가대표팀도 그만뒀다"라며 은퇴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아자르는 그의 은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이 만료된 뒤, 무직 상태에 있다. 그는 몇몇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으나,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던 중 리오넬 메시가 있는 인터 마이애미행 이적설이 나왔다. 스페인 '렐레보'는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영입한 마이애미는 아자르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팀에 합류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아자르는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을 해지한 후 미래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가족과 몇 주간의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마이애미는 아자르를 영입하고자 한다"라고 보도했다. 마이애미가 의지가 있다고 알려졌으나 영입은 없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에 입단해 PL에 복귀한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루머에 그쳤다.
동생 킬리안 아자르는 "형은 현재 이적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그의 커리어가 끝났는지는 모르겠다.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면 형이 직접 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형은 마드리드에 있고 그의 아이들은 현재 그곳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나는 형이 매일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그는 그저 인생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형은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는 항상 그의 가장 큰 열정이었으며, 그것이 그가 뛰는 모든 팀에서 모든 것을 바친 이유였다"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고 모든 클럽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내가 그였다면 은퇴했을 것이다. 형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자격이 있다"라고 전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아자르는 은퇴를 택했다. 1991년생의 나이인 걸 고려하면 은퇴하기에 굉장히 이른 나이다. 10일 개인 SNS에 "이젠 멈춰야 할 때다. 16년 동안 700경기 이상을 뛰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세계 많은 팀에서 뛰고 재미있게 공을 차면서 꿈을 실현했다. 내 경력 동안 좋은 감독, 코치, 팀원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좋은 시간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보고 싶을 거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뛰었던 모든 클럽들에 감사하다. 릴, 첼시,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여기에 벨기에 대표팀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가족, 친구들은 좋은 일과 나쁠 때나 가까이 지내 준 사람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날 따라와 주시고 내가 뛰는 곳마다 격려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다. 조만간 필드에서 보자"고 덧붙였다.
축구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아자르의 몸값 그래프를 보여줬다. 릴부터 첼시까지 보면 쭉 상승했다. 2019년에 보면 1억 5,000만 유로(약 2,141억 원)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레알로 갔는데 그래프를 보면 놀랍다. 엄청난 추락을 보이며 2021년 4,500만 유로(약 642억 원)가 됐다. 2년 뒤 아자르의 가치는 0원이다. 은퇴를 해 선수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레알과 레알 팬들은 뒷목을 잡을 그래프다. 그럼에도 레알은 마지막까지 예우를 갖추며 아자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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