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여, 꼭 돌아와서 우리의 마지막 바람을 함께 이루자!”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꼭 돌아와서 우리의 마지막 바람을 함께 이루자.”
히어로즈가 영웅과 작별한다. 데뷔 시즌인 2017시즌부터 주전 외야수로 나서 전경기 출장, 3할 타율을 기록했으니 그해 신인왕은 단연 그의 것이었다. 2018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3할대 타율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고, 공·수 맹활약해 5연속시즌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을 수상했다 이는 故장효조가 갖고 있던 외야수 최다 수상 기록과 타이다. 특히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을 쓸어 담으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데뷔 6년 만에 리그 최고 선수가 된 것이다.
그런 선수가 소년에서 청년이 돼 이제 더 큰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난다. 오랜 꿈이었고, 같이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절친한 형이 세계 최고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그 꿈이 더 간절해졌다. 7년 전엔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로 프로에 입단했지만, 이젠 그 어떤 수식어도 그 이름 석 자보다 빛나지 않는다. 자기 이름 석 자가 이미 하나의 야구 아이콘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5)가 7년간의 KBO리그 생활을 잠시 뒤로 하고,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 홈경기는 2023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완전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정후가 홈팬들에 인사를 건넬 수 있는 마지막 경기이기에,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를 경기 후반 대타로 내보내며 작별 인사할 기회를 줬다. 팬들도 이정후의 모습을 보기 위해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구장을 가득 채웠다. 곳곳에 이정후 유니폼이 걸렸고, 이정후를 향한 스케치북 메시지가 관중석 곳곳에 보였다.
그가 마침내 8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자 엄청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모자를 벗고 정중히 인사를 건네는 이정후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눈물을 보였다. 이정후도 홈팬 앞에서 마지막 안타를 치고 싶었는지, 상대 투수와 12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정후는 땅볼이었지만 전력 질주를 했다. 완전히 부상에서 낫지 않았지만, 전력 질주해 1루에서 살아남는다면 안타가 된다. 안타로라도 작별 인사를 건네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경기 후 이정후의 홈 고별식이 진행됐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전광판에 헌정 영상을 띄웠다. 지난 7년의 세월이 압축된 영상이었다. 신인 드래프트부터 최고 선수로 우뚝 설 때까지. 그 시간이 모두의 머리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활용한 따뜻한 자막은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고별식에서 이정후는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꿈꿨던 소년을 이렇게 거둬주시고, 국가대표까지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해외 무대라는 꿈도 키울 수 있게 도와주신 구단 관계자 및 감독님,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정후는 “항상 내 뒤에 서 계셔준 팬분들 덕분에 정말 큰 힘이 됐다. 항상 키움팬분들의 자부심이 되고자 노력했다. 어디를 가서도 히어로즈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7년보다 더 긴 야구 인생이 남았겠지만, 내가 처음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이 7년은 가슴 속에 남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라는 이정후에게 히어로즈는 꿈이자, 집이자, 자부심이었다.
히어로즈는 영웅을 키웠고, 그 영웅은 히어로즈 가족들에 선물 같은 시간을 남겼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던 7년 전 그날부터 매 순간, 우리는 작은 영웅이 성장하는 모든 경기를 지켜봤고, 그가 점차 큰 영웅이 되어가는 순간을 함께했다. 일상에 지친 이들의 기쁨이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이제 영웅 군단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언제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언젠가, 영웅은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돔구장을 바람처럼 누빌 것이다. 그리고 아직 이루지 못한 바람도 함께 이뤄낼 것이다. et16@sportsseoul.com
2017시즌: 144경기, 타율 0.324, 179안타, 2홈런
2018시즌: 109경기, 타율 0.355, 163안타, 6홈런
2019시즌: 140경기, 타율 0.336, 193안타, 6홈런
2020시즌: 140경기, 타율 0.333, 181안타, 15홈런
2021시즌: 123경기, 타율 0.360, 167안타, 7홈런
2022시즌: 142경기, 타율 0.349, 193안탸, 23홈런
2023시즌: 86경기, 타율 0.318, 105안타, 6홈런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학교폭력 고발한 표예림,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 대마초 파동 신동엽 “홍진경 안 불었다” 음해시전, 홍진경 “마약검사 당해 머리털 뽑혀” 자
- ‘섹시+청순’ 다 되는 이효리, 다시 찾은 리즈시절
- 이승윤 ‘나는 자연인이다’ 재방료 중형차 한 대 값 “주 400회 방송, 산에 사는 줄 알아”(소년
- “금메달 하루만 빌려줘” 안정환, 이것이 시청률 1위의 재치...“그 꿈 이루어졌다”(스포츠탐
- ‘꼬마 요리사’ 노희지, 엄마 된다 “기적 같은 존재 나타나...내년에 만나”
- 강주은 “♥최민수 40억 빚, 남편이 여리고 정이 많아서”(‘짠당포’)
- 어머! 깜짝이야...고준희, 파격 상의 입고 미모 자랑 중
- 16기 옥순 VS 영숙, 소송전 ‘초유의 사태’에도…‘나솔’은 17기 홍보만?[SS초점]
- 전종서, 연인 ♥이충현 감독 자랑 “재능 많고 잘생겨, 시나리오 쓰는 수준도 높아”(‘살롱드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