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세 할머니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등극 8일 만에 영면

다이브 때 ‘미소 띈 얼굴’ 화제
열기구 도전 꿈은 끝내 못 이뤄

미국의 한 여성이 최근 104세의 나이에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로 등극했으며, 위업을 달성한 지 8일 만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최근 스카이다이빙 세계 최고령 신기록을 수립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은 도로시 호프너가 전날 104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호프너는 지난 1일 생애 두 번째 스카이다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네스 협회 공식 인증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호프너는 100세 때 난생 처음으로 스카이다이브에 도전했으나, 당시 전문가에게 떠밀려 점프한 것이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주도적인 점프를 감행했다. 소형 항공기를 타고 1만3500피트(약 4115m) 상공으로 올라가 전문가와 함께 뛰어내렸으며, 약 7분 만에 지상에 안착했다. 그는 당시 점프수트도 입지 않은 사복 차림에 귀마개도 없이 고글만 낀 상태였으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미소 띤 얼굴로 낙하해 ‘불굴의 도전정신’을 보여주었다고 트리뷴은 전했다.

착지한 뒤에 호프너는 지상에서 박수를 보내는 군중을 향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뷴은 “호프너 할머니의 세계 신기록 수립 소식은 미국 주요 매체 뿐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매체에서 ‘화제의 뉴스’로 다뤄졌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며 “사람 좋아하는 할머니에게 새 친구들을 사귈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다.

호프너는 다음 목표로 “열기구에 첫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으나 그 꿈은 끝내 미완으로 남게 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역 노인 요양소 관리인이 지난 9일 아침 호프너의 집에 방문했다가 그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호프너는 통신사 AT&T의 전신인 전화회사 벨의 일리노이 지사에서 40년 이상 교환원으로 일한 뒤 43년 전에 은퇴했다. 결혼은 하지 않았고 직계 가족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호프너와 친구가 된 간호사 코넌트는 “호프너는 요양원의 각종 행사에 참여해 모든 활동을 완전히 소화했다”며 “그는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