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금’ 태권도 장준, 쉴 틈없이 월드그랑프리 출격→투혼의 은메달

김용일 2023. 10.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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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그랑프리시리즈 은메달을 수확한 장준(오른쪽).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 장준(23·한국가스공사)이 월드태권도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준은 10일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샨시스포츠센터에서 끝난 세계태권도연맹(WT) ‘타이위안 2023 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 첫날 남자 58kg급 결승에서 이 체급 올림픽랭킹 1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에게 라운드 점수 1-2(1-2 17-11 8-11)로 져 준우승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패배한 뒤 줄곧 상대 전적에서 젠두비를 앞선 장준이나 이날 기습적인 왼발 머리 공격에 속수무책 당했다. 그는 예선부터 강호를 연달아 누르고 결승까지 진격했는데 아쉽게 젠두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장시간 탐색전 중 몸통 득점 하나로 1라운드를 2-1로 잡은 그는 2라운드 들어 머리 공격만 네 번 허용하며 11-17로 졌다. 최종 3라운드에서도 기습적인 머리 안면 공격을 허용하는 고전하면서 8-11로 패했다.

장준은 준결승에서 지난 로마 그랑프리 대회에서 0-2 패배를 안긴 올림픽랭킹 2위 빈센테 윤나 아드리안(스페인)을 2-0으로 꺾으며 설욕했다. 아쉽게 우승까진 성공하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연이어 출전한 그랑프리시리즈에서도 결승까지 오르면서 최정상급 선수임을 증명했다.

장준이 지난달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항저우 | 연합뉴스


장준은 WT를 통해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몸을 회복하기도 전에 일주일 사이 체중을 감량하고 출전했다. 심신이 지쳤다. 결승전도 충분히 이겨볼 만했는데, 상대에게 말렸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지만 귀한 랭킹 포인트를 얻은 것에 만족한다”며 “경기력 잘 유지해서 파이널에서 좋은 성적으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체급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놓고 경쟁 중인 박태준(경희대)은 준결승에서 젠두비에게 라운드 점수 1-2로 역전패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10월 이 체급 올림픽랭킹에서는 장준이 1위, 박태준이 4위를 달리고 있다. WT는 체급별 5위까지 해당 선수 국가에 자동출전권을 부여한다. 장준은 5위 이내 수성이 안정적이다. 박태준이 12월 맨체스터 파이널까지 5위 이내에 자리하면 둘은 한 국가에 ‘한 체급, 한 장’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국내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

박태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할지 많이 느꼈다. 잘 준비해서 앞으로 남은 프레지던트컵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좋은 랭킹 점수를 획득해 국가대표 평가전까지 가서 올림픽에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강미르(오른쪽 두 번째).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최근 그랑프리를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여자부에서는 첫날 동메달 2개가 나왔다. 장기간 슬럼프를 겪은 강미르(영천시청)와 이아름(고양시청)이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 귀한 랭킹 포인트로 16위까지 주어지는 맨체스터 파이널 출전권을 얻은 게 큰 수확이다.

여자부 49kg급 강미르는 그랑프리 도전 4전5기 끝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8강에서는 언니 강보라와 매치업이 성사됐다. 그런데 강보라가 예선에서 부상이 악화돼 기권하면서 자매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힘을 아낀 강미르는 준결승에서 올림픽 랭킹 1위인 패니팍 옹파타나키(태국)를 상대로 날카로운 머리 공격을 극복하지 못해 라운드 점수 0-2(5-16, 4-8)로 패했다.

이아름(오른쪽 두 번째).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대표팀 맏언니 이아름은 2019 소피아 그랑프리 이후 4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57kg급 16강에서 6전 1승5패로 열세인 올림픽 2연패 주인공 제이드 존스(영국)와 3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2-1(1-7 7-2 3-3 우세승) 역전승했다. 8강에서는 크로아티아의 니키타 카라바틱을 2-1(8-6 0-4 4-2)로 꺾고 메달을 확보했다.

4강에서 올림픽랭킹 5위인 ‘열정 파이터’ 스카일라 박(캐나다)과 3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쳤으나 1-2(감점승 4-7 6-9)로 아쉽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스카일라 박은 결승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2-1로 꺾고 생애 첫 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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