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0승-200K 괴물투수, 벌써 美서 군침? 샌디에이고 영입 후보로 지목

윤욱재 기자 2023. 10. 11.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NC 에릭 페디가 한화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릭 페디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KBO 리그 외국인투수 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괴물투수'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는 과연 내년 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까.

페디는 10일 창원NC파크에서 KBO 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날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온 페디는 6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NC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는 91개로 나름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페디는 이날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면서 20승 투수의 반열에 올랐고 아울러 탈삼진 6개를 추가하며 200탈삼진을 돌파, 한 시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모두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 한 시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5명이 전부였다.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너구리' 장명부가 30승과 220탈삼진,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무쇠팔' 최동원이 27승과 223탈삼진, 1985년 삼성 라이온즈의 '사상 첫 100승 투수' 김시진이 25승과 201탈삼진, 1986년 해태 타이거즈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24승과 214탈삼진을 각각 기록하면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1986년 선동열 이후 자취를 감췄던 이 기록은 37년이 지나서야 페디가 바통을 이어 받을 수 있었다.

페디의 20승은 NC 구단의 역사도 바꿨다. NC 역사상 최초의 20승 투수가 탄생한 것. 2011년 KBO 리그 제 9구단으로 창단,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입성한 NC는 페디로 인해 처음으로 20승 투수를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이전까지는 2015년 에릭 해커와 2020년 드류 루친스키가 기록한 19승이 구단 최다 기록이었다.

해커와 루친스키 모두 NC에서 '장수'했던 선수들. 그러나 페디는 당장 내년에 NC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아직 정규시즌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페디의 거취를 두고 '야단법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이 페디를 꾸준히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NC가 천정부지로 솟을 페디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더구나 KBO 리그에는 외국인선수 샐러리캡 제도가 있어 NC가 페디 1명에게만 거액을 '올인'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에릭 해커 ⓒ곽혜미 기자
▲ 루친스키 ⓒ곽혜미 기자

NC는 현재 SSG 랜더스와 공동 3위에 위치하고 있다. 5위 두산 베어스에게도 1경기차로 쫓기는 상황. 그야말로 3~5위 자리도 역대급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NC로서는 순위 싸움에 집중하기도 바쁜데 머지 않아 페디의 거취 문제까지 직면해야 하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벌써 미국 매체에서도 페디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한국시간으로 11일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영입할 만한 후보로 페디의 이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샌디에이고는 좌완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180이닝을 던져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도 언급될 정도로 뛰어난 피칭을 했다. 우완투수 세스 루고는 146⅓이닝을 소화해 8승 7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두 투수 모두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다. 샌디에이고가 스넬과 루고 모두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샌디에이고가 거액의 장기 계약을 맺은 다르빗슈 유와 조 머스그로브도 있지만 이들은 부상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선수들이다. 다르빗슈는 올해 136⅓이닝을 던져 8승 10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자존심을 구겼고 머스그로브는 10승 3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으나 97⅓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내년 구단 옵션이 있는 우완투수 마이클 와카는 샌디에이고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다려야 하는 입장. 와카는 올해 134⅓이닝을 던지며 14승 4패 평균자책점 3.22로 부활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가 내년 시즌에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MLBTR'은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 2~3명을 데려올 필요가 있다"라면서 "FA 시장에 있는 하위 선발 옵션으로 마이클 로렌젠, 랜스 린, 카일 깁슨, 제임스 팩스턴, 마틴 페레즈, 류현진이 있다. 루이스 세베리노는 1년 계약을 맺을 만한 후보"라고 샌디에이고가 FA 시장에서 노릴 만한 선발 자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해 토미존 수술을 받고 올해 8월에 복귀한 류현진이 언급된 것도 눈길을 끈다. 류현진은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52이닝을 던져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MLBTR'은 페디를 영입 후보로 지목했다. "샌디에이고는 아시아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팀이다"라는 'MLBTR'은 "한국에서 뛰고 있는 페디에게도 문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MLBTR'이 말한 것처럼 샌디에이고는 아시아 프로야구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데 적극적인 팀이다. 김하성은 KBO 리그 출신이며 로버트 수아레즈와 닉 마르티네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것을 지켜보고 영입한 선수들이다. 현재 KBO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페디 역시 관심 있게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사실 페디는 NC에 입단할 때부터 '초특급 외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페디는 그해 1패 평균자책점 9.39에 그쳤지만 2018년 2승 4패 평균자책점 5.54, 2019년 4승 2패 평균자책점 4.50, 202년 2승 4패 평균자책점 4.29로 꾸준히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고 2021년에는 133⅓이닝을 던져 7승 9패 평균자책점 5.47을 남겼으며 지난 해에는 127이닝을 소화하며 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던 선수였다.

페디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논텐더로 방출됐고 NC가 빠르게 접촉해 '대어'를 낚을 수 있었다. NC는 페디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사인하면서 신입 외국인선수 영입 금액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 데려왔다.

어쩌다 한국 무대에 입성한 페디는 현역 빅리거의 명성을 이어갔다. 올해 29경기에서 174⅔이닝을 던져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6에 204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 페디는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어 트리플크라운 달성도 유력한 상태다. 최고 153km에 달하는 투심 패스트볼은 물론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스위퍼까지 구사하면서 KBO 리그를 완벽하게 정복했다.

지난 4월 1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온 페디는 5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고 4월 7일 창원 키움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며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쾌투, '괴물투수'의 등장을 알렸다. 4월 한 달 동안 4승 1패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한 페디는 7월까지 14승 2패 평균자책점 1.74로 맹활약하며 승승장구했다.

8월 첫 등판이었던 2일 사직 롯데전에서 4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며 삐끗했던 페디는 8월 8일 인천 SSG전에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1점대 평균자책점(1.97) 회복에 성공했다. 페디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경기는 8월 31일 광주 KIA전이었다. 당시 페디는 3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이 2.39로 치솟았고 아직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평균자책점을 2.06까지 낮춘 상태라 향후 결과에 따라 1점대 평균자책점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히 갖고 있다.

이제 페디는 앞으로 KBO 리그 외국인투수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한국에서는 1년만 뛰고 미국이나 일본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페디가 남긴 임팩트는 엄청났다.

과연 페디의 거취는 어떻게 결판이 날까. 벌써부터 미국 매체에서 소개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 포스트시즌은 개막도 하지 않았지만 페디와 관련된 이슈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의 최대 이슈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