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600억 미달난 SK리츠…실권주 물량부담 우려
보호예수 없어 19일 신주 상장 후 물량 풀릴 수도
SK리츠 유상증자 결과 600억원어치 실권주가 발생했다. 실권주는 잔액인수 계약에 따라 증권사가 매입한다. 증권사가 떠안은 실권주 물량이 신주 발행 이후 시장에 대거 풀려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각종 잡음 속 유상증자 미달난 SK리츠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리츠 유상증자 결과 최종 청약률은 80.29%로 집계됐다.
앞서 SK리츠는 지난해 종로타워를 매입하면서 발행한 회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신주 7357만8600만주를 주당 4160원에 발행해 약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목표였다.
청약 미달로 1450만973주의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SK리츠가 목표했던 자금조달은 문제없이 진행된다. 잔액인수계약에 따라 주관회사 및 인수회사가 실권주를 나눠 인수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대주주의 소극적 참여, 대주주 계열사의 자산 편입 등 유상증자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SK리츠 지분 42.99%(8450만327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SK㈜가 10%만 참여했다. 또 SK리츠는 대주주의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이천 수처리센터를 자산에 편입한다고 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주주들은 기존 SK리츠가 보유한 자산과 연관성이 떨어지고 계열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자산 매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SK㈜가 신주인수권증서도 시장에서 팔아치우며 신주인수권 가격은 1원으로 하락해 휴지 조각 수준이 됐다. ☞관련기사 '신주인수권 단돈 1원'…SK리츠, 유상증자 잡음에 주주 외면
신주인수권증서 가격 하락과 함께 SK리츠 주가도 내림세를 보이자 SK리츠는 기업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SK리츠는 향후 유상증자를 추가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이천 수처리센터는 우량한 자산으로 배당금액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설명에도 기존 주주를 설득하긴 어려웠다. 구주주 대상 청약 결과 7357만8600만주의 79.67%에 해당하는 5862만1057주만 참여하면서 20% 이상 미달했다.
이후 일반 투자자들 대상으로 실권주 공모를 진행했으나 45만6570주가 추가로 청약받는 데 그쳤고, 최종 청약주식수는 5907만7627주(80.29%)로 마감했다.
발행가와 비슷한 주가…커지는 오버행 우려
최종 실권주인 1450만973주는 주관회사 및 인수회사인 한국투자증권(60.6%), 신한투자증권(30.3%), SK증권(6.06%), KB증권(3.04%)이 나눠 인수한다. 금액으로는 600억원어치다.
해당 주식은 신주 발행 후 상장주식수의 5.37%에 해당한다. 대주주인 SK㈜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보유한 물량을 제외하면 8.7%에 달한다. 별도의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아 실권주를 인수한 증권사가 신주 상장 후 언제든지 매각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상장일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 신주 발행가격인 4160원보다 높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4140원까지 하락했던 SK리츠는 지난 6일 4160원으로 상승한 후 10일 4230원까지 오르며 발행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이번 유상증자에서 SK리츠가 인수 증권사에 주는 수수료는 모집 총액의 1%다. 각 증권사별 모집총액비율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은 18억5489만원, 신한투자증권은 9억2744만원, SK증권은1억8549만원, KB증권은 9305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발행가 수준에서 주식을 팔아치워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인데 발행가보다 주가가 더 높다면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SK리츠의 유상증자 신주 상장일은 오는 19일이다. 이날까지 발행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주가가 움직인다면 신주 상장일 오버행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실권주를 떠안을 수 있는 한계가 달라 여유가 있다면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만 인수회사가 실권주를 보유하고 있어 오버행 우려가 커지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걸 알고 있어 일반적으로는 주식을 빠르게 처분한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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