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신’→레알의 ‘최악 먹튀’…부활 실패한 아자르, 32세에 이른 ‘현역 은퇴’

박건도 기자 2023. 10. 1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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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자르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끝으로 첼시를 떠났다
▲ 첼시에서 최전성기를 보냈던 에덴 아자르
▲ 첼시 시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아자르

[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결국 선수 생활은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에당 아자르(32)는 32살에 현역에서 은퇴했다.

아자르는 10일(한국시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멈출 줄 알아야 한다. 16년 동안 700경기 이상 뛰었다.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라며 “나는 내 꿈을 실현했다. 전 세계의 많은 경기장에서 뛰어 즐거웠다. 훌륭한 사람도 만났다. 특히 릴, 첼시, 레알 마드리드와 벨기에 국가대표팀에게 감사하다”라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고 드리블러로 통했다. 아자르는 첼시에서 352경기 110골 92도움을 기록하는 등 화려하게 빛났다.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등 여러 트로피를 석권했다. 아자르는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첼시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벨기에 황금세대 에이스였던 아자르.
▲ 벨기에 황금세대 에이스였던 아자르.
▲ 벨기에 황금세대 에이스였던 아자르.

레알 마드리드는 아자르에 큰 기대를 걸었다. 아자르는 2019년 겨울 이적시장 첼시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다. 계약 기간이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1억 유로(약 1,400억 원)를 투자해 그를 데려왔다. 게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 나스르)가 쓰던 등번호 7까지 주며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아자르는 레알 마드리드 역대 최악의 영입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보여준 과감한 드리블은 온데간데없었다. 심지어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73경기 7골 11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팬들과 현지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계속된 부상과 부진으로 구단 관계자와 팬들의 공분을 샀다. 심지어 체중 조절에도 실패하며 현지 매체의 비판을 받았다.

본인도 인정했다. 아자르는 2019년 인터뷰 당시 “체중이 늘어난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숨기지 않겠다. 사실이다. 하지만 휴가 중이다. 5kg가 늘었다. 하지만 신경 쓰기만 한다면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 레알 시절의 에덴 아자르
▲ 첼시 시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통했던 아자르.
▲ 첼시 시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통했던 아자르.

감독도 포기했다. 아자르는 최근 자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서로 존중하지만, 대화하진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안첼로티 감독은 “아자르 포지션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잘 뛰고 있다”라고 아자르가 경쟁에서 밀린 이유를 말했다.

이적설은 끊이질 않았다. 튀르키예를 비롯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행까지 거론됐다. 첼시 시절과 딴판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설로 통하는 아자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먹튀’ 오명을 썼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2008년 17살에 벨기에 성인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아자르는 14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126경기에서 33골을 기록하는 등 벨기에의 명실상부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월드컵 3회와 유로 2회에 출전하며 벨기에 황금 세대의 주축 중 하나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벨기에는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자르는 벨기에의 2022 카타르월드컵 세 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득점력 빈곤이 치명적이었다. 벨기에는 캐나다와 첫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지만 모로코, 크로아티아전에서 각각 0-2, 0-0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심지어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국가대표팀 감독은 성적 책임을 물며 사임했다.

▲ 에덴 아자르가 은퇴를 선언했다.
▲ 에덴 아자르는 은퇴 직전까지 여러 팀들과 연결됐다.
▲ 아자르

황금 세대로 평가받았던 벨기에는 끝내 주요 대회 트로피를 따내지 못했다. 에이스 아자르의 기량 저하와 함께 부진에 빠진 것이 큰 원인이었다. 아자르는 첼시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윙어로 군림했지만,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슬럼프에 빠졌다. 심지어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도 국가대표팀에서는 좀처럼 힘을 못 냈다.

시대를 풍미했던 공격수의 국가대표팀 은퇴가 발표되자 많은 이들이 존경을 표했다. 벨기에 국가대표팀 동료 미치 바추아이(페네르바체)는 아자르의 은퇴 게시글에 “전설”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때 벨기에 주축 골키퍼였던 시몬 미뇰레(클럽 브뤼헤)는 “아자르, 놀라운 순간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라고 밝혔다. 아자르가 맹활약했던 첼시는 구단 공식 채널로 “벨기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 아자르는 현역 축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 아자르가 은퇴를 선언했다.

마지막까지 몇 팀들은 아자르 영입을 시도해봤다. 비록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실패했지만, 워낙 전성기 기량이 강렬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풋볼 트랜스퍼’는 지난 8월 “크리스탈 팰리스는 충격적인 이적을 계획 중이다. 아자르를 영입하려 한다”라며 “스티브 패리시 팰리스 구단주는 아자르가 상업적으로나 경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로이 호지슨 팰리스 감독도 아자르 영입에 긍정적이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달 30일 ‘데일리 메일’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아자르의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그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여전히 영입에 관심이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여러 추측이 오갔던 아자르의 미래였다. 하지만 아자르의 선택은 현역 은퇴였다. 2007년 프랑스 리그1의 릴에서 데뷔했던 아자르는 2023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일찍이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최근 축구계 흐름치곤 상당히 어린 나이에 축구화를 벗은 아자르다.

▲ 아자르는 축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 에당 아자르

한편 은퇴 소식을 접한 아자르의 전 소속팀들은 각자의 SNS를 통해 아자르를 향한 헌사를 보냈다. 아자르의 프로 데뷔팀은 릴은 “아자르의 프로 경력은 끝나가고 있지만, 그의 업적은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아자르는 릴이 키운 최고의 인재이다. 고마워 아자르”라며 작별 인사를 보냈다.

이어서 첼시는 “아자르는 보기에 매우 놀라웠다. 발에 공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월드클래스 선수다. 그리고 아자르의 발에서 볼은 그가 원하는 무엇이든 됐다. 아스날을 상대로 한 유명한 골,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게 넣은 단독 스트라이크와 토트넘의 우승 희망을 끝냈다. 2번의 유로파리그 우승, 안필드에서 비명을 지르게 한 사람들이 한 번이 아닌 두 번, 이 순간은 매우 결정적인 순간들이었고,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서 영원히 계속해서 다시 재생될 기억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자르의 유산이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방법이다. 역대 첼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에게 행복한 은퇴를”이라며 레전드의 은퇴를 축하했다.

아자르가 현역에서 물러나자 레알 마드리드는 헌사를 잊지 않았다. 공식 채널을 통해 “은퇴를 선언한 아자르의 발표에 따라 2019년부터 우리 클럽과 계약한 선수에게 감사와 따뜻함을 전한다. 4시즌 동안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8개의 우승 컵(UCL 우승 1회,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유럽축구연맹 슈퍼컵 1회 우승, 스페인 라리가 2회 우승, 코파델레이 1회 우승과 스페인 우승컵 2개을 따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아자르와 그의 가족이 삶의 새로운 단계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손흥민도 아자르의 프리미어리그 시절 활약에 혀를 내두른 바 있다. 

심지어 토트넘 홋스퍼의 레전드인 손흥민은 메시와 호날두를 제외하고 맞대결을 펼친 선수 중 최고로 아자르를 꼽은 바 있다.

손흥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다. 2021-22시즌에는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 11위에 올랐다.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이 됐다. 주장 완장을 착용한 손흥민은 놀라운 리더십으로 선수단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또한 9월 4경기에서 6골을 폭발하며 프리미어리그 9월의 선수상이 유력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이번 시즌 리그 6승 2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도 아자르의 프리미어리그 시절을 회상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라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아자르의 활약상을 재조명했다. ‘스쿼카’에 따르면, 2006-07시즌 이후 유럽 5대 리그에서 한 시즌에 15골 이상과 15도움 이상을 2번 이상 기록한 선수는 단 두 명 뿐이었다.

한 명은 리오넬 메시였다. 메시는 무려 여섯 번의 시즌을 15골 이상과 15도움 이상으로 마쳤다. 아자르는 딱 두 번을 기록했다. 첼시에 입단한 첫 시즌인 2011-12시즌과 첼시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8-19시즌이었다.

▲ 레알 시절의 아자르.
▲ 아자르가 은퇴했다.

※에당 아자르(2008~2023)

- LOSC 릴(프랑스, 2008~2012) 194경기 50골 53도움

- 첼시(잉글랜드, 2012~2019) 352경기 110골 92도움

- 레알 마드리드(2019~2023) 76경기 7골 12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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