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왕년의 1위' 미스터피자는 왜 추락했을까
창업주 동생 운영업체에 '치즈 통행세' 전달
7년 전 창업주 갑질논란 파문 여파 '여전'
'미스터피자'를 알고 계신가요?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대 1호점 오픈 후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며 성장한 토종 피자브랜드입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국내 피자시장 점유율 40%대 중반, 매장 수 400개 이상을 기록했던 1위 브랜드였습니다.
그랬던 미스터피자가 2016년 매장 수 367개를 기록하며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말 기준 184개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순간에 나락간 프차(프랜차이즈)' 중에 미스터피자가 언급될 정도입니다. 언제부터, 왜 미스터피자의 입지가 좁아진 걸까요?오너 리스크
미스터피자의 위기는 창업주 논란에서 시작됐습니다. 2016년 4월 미스터피자는 창업주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이 일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 대해 사회적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관심을 가질 정도였으니까요. 미스터피자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발생했습니다.
당시 정 전 회장은 경비원 폭행에 대해 미스터피자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세간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가맹점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너의 잘못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갑질 규탄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청했고요. 동시 가맹점주들은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 전 회장은 경비원 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검찰에 송치됐고, 약식 기소로 벌금 200만원을 냈죠.
그렇게 뜨거웠던 갑질 혐의가 끝나나 했더니 이듬해인 2017년, 미스터피자 본사와 관계사 2곳이 검찰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미스터피자가 가맹점에 피자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의 친동생이 운영하는 장안유업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정상 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였습니다.
최근 미스터피자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건이 바로 이 건입니다. 공정위는 미스터피자와 장안유업에 각각 과징금 5억2800만원, 2억5100만원을 부과했죠.
더불어 미스터피자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한 탈퇴 점주들의 가게 인근에 새 점포를 내서 영업을 방해하는 '보복 출점'을 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점주들에게 광고비를 90% 이상 부담하게 하는 등 가맹점들에 각종 부담을 떠넘겨 왔다는 점도 지적받았는데요. 올해 4월 공정위는 미스터피자에 과징금 4억원을 부과했습니다.
결국 그해 9월 정 전 회장은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너 갑질 논란으로 얼룩진 브랜드 이미지로 인해 실적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실적 둔화에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죠.
회장님은 떠났지만
그 이후 피자업계 1위 미스터피자의 영향력은 줄어만 갔습니다. 매장 수가 반토막난 건 앞에서 말씀드렸죠. 매출 역시 도미노피자, 피자알볼로 등 타 대형브랜드보다 낮은 편입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미스터피자에프앤비의 작년 매출은 84억원입니다. 한때 미스터피자에 밀려 2위였던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매출 207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피자헛 1020억원, 파파존스 665억원, 피자알볼로 422억원에 비해도 한참 적은 수치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의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8억원대입니다. 반면 미스터피자는 2억원대입니다. 매장수를 300개 이상 보유한 반올림피자샵(5억원대), 피자알볼로(4억원대), 피자나라 치킨공주(3억원대)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동피자 등 가정간편식(HMR)과 저가피자의 인기가 늘었습니다. 피자 시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굳이 3만원 이상의 피자를 사먹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된 겁니다. 그 와중에 대형 피자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민심을 잃었죠.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하며 피자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미스터피자는 부정적 이미지를 딛고 다시 부흥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전략을 기대해봅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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