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가장 화사한 시절은 지금, 나 잘해왔구나...울컥”[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10. 1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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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퀸 엄정화가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사진I무비앤아이
“이전까진 두려웠어요. 대중 앞에 (스코어로) 평가 받는 것, 나이듦, 메인 캐릭터로서 모든 걸 끌고 가야 하고, 또 짊어진다는 게...‘화사한 그녀’만큼은 달랐어요. 다 함께 만들어가는 현장이어서, 밝고 따뜻한 에너지가 가득해서. 위로 받고 부담도 덜었어요. 영화 속에 퐁당 빠져 지냈던 것 같아요.”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 이어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예능을, 가수로서도 휩쓸었다. 그 피날레를 장식할 명불허전 ‘흥행퀸’ 엄정화(54)의 스크린 귀환작, ‘화사한 그녀’(감독 이승준)다.

‘화사한 그녀’는 일생일대의 600억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영끌 라스트 작전을 만나는 코믹 케이퍼 무비. 화사한 기술이 주특기인 전문 작전꾼 지혜(엄정화 분)가 마지막 큰 판을 계획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오락물이다. ‘오케이 마담’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엄정화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제게 올해는 정말 감사한 해다”라고 운을 뗀 엄정화는 “드라마도 정말 잘 됐고, 무대에서도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고, 이제 스크린이다. 너무 떨리고 부담도 되고 무엇보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언론시사회 때는 정말 떨렸어요. 관객 입장에서 작품을 보려고 해도 도저히 그게 안 되더라고요. 압박감이 심했어요. VIP 시사 때가 되니 관객들과 함께 하면서 비로소 웃으며 즐길 수 있었어요. 주변에서도 ‘재밌다’며 좋은 반응을 보내주고, 응원해줘서 아주 조~금 마음이 놓였어요.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이 1위에 오르니 눈물이 날 것 같아요.(웃음)”

엄정화가 화사한 ‘꾼’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I무비앤아이
‘미쓰 와이프’(2015), ‘오케이 마담’(2019)에 이어 이번에도 코믹하고도 러블리한 캐릭터다. “도둑 역할은 처음”이라는 그는 “원래 케이퍼 무비를 좋아했다. 이 여자가 완벽한 게 아니라서 우리 영화의 특성상 ‘재밌고 귀엽겠다’ 생각했다. 캐릭터의 구체적인 서사 없이 현실만 보여줘 좋았다.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역할을 여전히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한 편으로는 좀 더 새로운 역할에도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주어진 바에 최선을 다하면서 차근 차근 계속해서 쌓아나갈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사실 지난해 개봉했어야 할 영화인데 계획보다 좀 늦어지게 됐어요. 다행히 어려운 극장 상황에서도 이렇게 관객과 만나게 돼 기뻐요. 재밌는 타이밍에,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나오게 돼 오히려 잘 된 것도 같고요. 여러모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어요.”

‘화사한 그녀’에서 호흡을 맞춘 엄정화(왼쪽) 방민아. 사진I무비앤아이
엄정화는 극 중 방민아와 모녀 호흡을 맞춘다. 작품 속 두 사람은 마치 친자매 같은 러블리함으로 시종일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사실은 우리 외모가 안 닮아 걱정도 됐다. 몸 자체도 안 닮았다”면서도 “남편이 그렇게 생긴 걸로 설정하고 몰입했고, 자연스레 됐다. 노련하고 놀라웠던 민아의 에너지 덕분이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민아가 사교적이고 사랑스럽다. 재능도 뛰어나다. 보면서 기특하단 생각밖에 안했다. 예의가 바르면서도 애교도 많고 장점이 많아 정말 편하게 지냈다. 민아 같은 딸이 있으면 너무 귀여울 것 같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가수 출신 연기자의 고충을 극심하게 경험해봤기 때문에 더 기특하고, 멋지고, 그들만의 반짝임을 항상 응원한다. 카메라 앞의 유연함이 남다르니까. 어떤 프레임에 가두지 않은 채 이 재능 넘치는 친구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끼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후배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보였다.

엄정화의 화사한 캐릭터 포스터. 사진I무비앤아이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던 그는 “오랜 기간 내내 ‘디바’의 수식어를 내려놓은 적 없다. 가장 화사한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엄정화는 “돌이켜 보면, 아주 긴 시간 감사하고 소중한 기회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들어 새삼 더 그 모든 게 더 감사하고, 남다르게 느껴진다. 묵묵하게 그 자리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존재들, 그간 쌓아온 무엇이 묵직하게 포텐을 터트리는 듯한 성과들을 보면서 뭉클하다”며 “스스로도 ‘그래도 나 잘해왔네’라는 생각이 든 해였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 일을 정말 사랑한다. 재밌고, 즐겁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며 “일 욕심이 워낙 많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 무대 위에 서는 것을 가장 즐긴다. 이를 통해 다른 듯, 또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받는다”고 거듭 소중한 마음을 드러냈다.

“새롭게 만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행복하고 신나고 설레요. 반대로 과거에 함께 했던 배우들(류승룡, 이성민 등)이 요즘 정말 날아다니는 걸 보면 왠지 모를 감동이 치솟고 전율이 돋기도 하고요. 이 모든 에너지를 사랑해요. 저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전히 꿈을 꿉니다. 관객들을 공감시키는 그런 좋은 연기를 펼칠 날을요.”

‘화사한 그녀’에서는 화사한 꾼 ‘지혜’ 역의 엄정화가 SNS 관종꾼 ‘완규’ 역의 송새벽, 엄마 ‘지혜’의 작전 파트너이자 작전 꾼나무인 ‘주영’ 역의 방민아를 비롯해 지능형 밀매꾼인 ‘기형’ 역의 손병호, ‘지혜’의 친구이자 작전 브로커 젠틀꾼 ‘조루즈’ 역의 박호산, ‘기형’의 오른팔인 반전꾼 ‘쿠미코’ 역의 김재화, ‘지혜’를 쫓는 경찰 추격꾼 ‘현우’ 역의 김성식 등과 호흡을 맞췄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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