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마스 공격, 순전한 악행”…이스라엘 지원 의지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순전한 악행”으로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이스라엘 접경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포탄과 미사일이 발사되고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 정부는 확전에 대비해 비상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문자 그대로 순수하고 전적인 악이 세상에 풀려날 때가 있다. 이스라엘 주민들은 지난 주말 그 순간을 살아내야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이 “이슬람국가(ISIS)의 최악의 광란행위”와 닮아있다면서 “인간 도덕성의 모든 규율을 위반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끔찍한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며 이스라엘 지원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 항공모한 제럴드 포드호 전단의 동지중해 이동, 전투기 역내 배치 증강 등을 언급하며 후속 지원을 시사했다. 그는 “탄약과 아이언돔(이스라엘의 대공 방어 체계)을 보충할 요격 무기들을 포함한 추가적 군사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어느 나라, 어느 조직, 그 누구든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자에게 한마디만 하겠다“며 ”하지 말라(don‘t)“고도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세번째 통화를 마친 직후 연단에 올랐다. 그는 10분 간의 연설에서 하마스의 아기 살해, 여성 강간 등 만행을 직설적인 표현으로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가장 화가 난 상태로 보였으며, 하마스의 공격을 가리켜 여러 차례 “악하다”고 묘사하고 “만행” “끔찍한” “병적인”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존엄권과 자기결정권을 대변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는 “테러리즘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하마스가 내건 목표는 이스라엘 국가 절멸과 유대인 살상이며, 그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민간인 1000명 이상이 학살당했다”면서 이 가운데 미국인 사망자 1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미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정보 교환, 전문가 파견 등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명의 미국인이 실종 상태라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긴장 악화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며 비상계획 수립 착수 사실을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 관련 대응에 집중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원이 분산될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지원, 인도·태평양에서 동맹국 지원, 이스라엘 지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자원, 도구, 역량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이 중동 분쟁 수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틈을 타 다른 지역에서 정세 불안 행위가 벌어져도 대응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 지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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