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곳곳서 전쟁…하마스 공격, 새 국제질서 신호[딥포커스]

김예슬 기자 2023. 10.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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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긴 평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강행하며 제3차 세계대전, 혹은 제5차 중동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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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치 단체, 결과 우려하기보다는 위험 감수 용의 커져"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긴 평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강행하며 제3차 세계대전, 혹은 제5차 중동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60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인도의 극단적 힌두 민족주의 대두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무력 사태 위기가 커지며 세계가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본격적인 전환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기습공격을 벌였고 이에 이스라엘이 대대적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 간 사망자는 1500명을 넘어섰다. 국제사회의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양측 간 교전 의지를 감안하면 사망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는 중동 정세를 고려해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레바논에 거점을 둔 헤즈볼라는 지난 8일 레바논 남부를 점령 중인 이스라엘 초소 3곳을 공격했고,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의 직접적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사태, 인도를 언급하며 "이러한 모든 사건은 세계가 새로운 혼란의 시대로 빠졌을 수도 있다는 신호"라며 "하마스와 같은 정치 단체들이 결과의 심각성을 우려하기보다는 큰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은 더 이상 과거의 지배 세력이 아니며 대체 세력도 등장하지 않았다"며 " 그 결과 많은 지역의 정치 지도자들은 공격적인(aggressive) 행동의 이익이 비용보다 클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는 데 대담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사평론가 노아 스미스는 자신의 서브스택(콘텐츠 구독 플랫폼)에 "완전히 다극화된 세계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다극성이 상당한 혼란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썼다.

중국 정치학자 정융녠 홍콩중문대 글로벌 및 당대 중국 고등연구원 원장도 단극 체제라는 '구 질서'가 붕괴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국가들은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처럼 야망이 넘쳤고, 옛 질서의 폐허 속에서 모든 기회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아랍걸프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크리스틴 디완도 스팀슨센터 기고문에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없는 '대체적인 세계 질서'를 보고 있다"며 "미국의 초점은 우크라이나와 대만에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9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희생자를 추모하는 이스라엘 국기 조기가 걸려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특히 미국은 중국과 인도가 부상하는 시기에 다극화 세계의 도래를 가속하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NYT는 짚었다.

매체는 "양당의 대통령들은 중국이 더 우호적으로 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었고, 미국이 관대한 무역 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경쟁자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값비싼 전쟁을 치르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점도 미국을 더욱 약해 보이게 만들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어 NYT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결정적인 이미지 실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트럼프는 국제 협정을 탈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성공적인 동맹을 경멸했다"며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우크라이나를 버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부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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