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SUN 이후 37년 만이자 통산 5번째로 20승-200K 달성한 NC 슈퍼 에이스, MVP 경쟁도 청신호 켰다 [MK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0.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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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의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가 지난 1986년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 만이자 통산 5번째로 단일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는 위업을 세웠다. 이로 인해 그는 최우수선수(MVP) 경쟁 레이스에도 파란 불을 키게 됐다.

페디는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등판해 91개의 볼을 던지며 6이닝을 7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을 후속투수 임정호에게 넘겨준 그는 NC가 그대로 2-0 승리를 거둠에 따라 시즌 20승(6패)째를 올리게 됐다. 이번 경기 전까지 198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던 페디는 또한 6개를 추가하며 200탈삼진 고지(현재 204탈삼진)도 가뿐히 넘겼다.

10일 창원 한화전에서 20승-200탈삼진 기록을 세운 NC 페디. 사진=김영구 기자
페디는 올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로써 페디는 지난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이자 통산 5번째로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앞서 1983년 고(故)장명부(삼미 슈퍼스타즈·30승 220탈삼진), 1984년 고 최동원(롯데 자이언츠·27승 223탈삼진), 1985년 김시진(삼성 라이온즈·25승 201탈삼진), 1986년 선동열(해태·24승 214탈삼진)만이 이 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외국인 선수로만 범위를 좁히면 페디가 최초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에 합류한 페디는 최고구속 150km 중반에 달하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스위퍼를 앞세워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8월에는 2승 4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곧바로 자신의 위용을 찾았고, 마침내 이날 KBO리그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1회초부터 페디는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선두타자 최인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타자 문현빈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노시환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2회초에는 닉 윌리엄스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채은성을 상대로 4구 승부 끝에 151km 투심을 활용,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KBO리그 역대 16번째 200탈삼진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명기와 이진영을 모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해당 이닝을 무실점으로 매조지은 페디는 3회초 위기 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최재훈의 우중월 안타와 이도윤의 희생번트, 최인호의 좌중월 안타로 1사 1, 3루에 몰렸으나, 문현빈을 유격수 병살타로 묶어냈다.

침묵하던 NC 타선은 3회말 손아섭의 볼넷과 최정원의 좌전 안타에 이은 제이슨 마틴의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로 페디에게 득점 지원을 해줬다.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페디는 4회초에도 순항을 이어갔다. 노시환을 삼진으로 막아냈다. 윌리엄스에게는 우중월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채은성과 이명기에게 각각 중견수 플라이, 삼진을 이끌어냈다. 5회초에는 이진영과 최재훈을 1루수 땅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도윤에게 중전 안타를 헌납했으나, 최인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문현빈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노시환에게 좌중월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윌리엄스의 2루수 땅볼과 채은성의 볼넷으로 2사 1, 3루에 봉착했지만, 이명기를 1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후 등판한 임정호(1이닝 무실점)-류진욱(1이닝 무실점)-이용찬(1이닝 무실점) 등이 실점없이 경기를 끝내며 페디는 대기록과 마주하게 됐다.

페디는 올 시즌 가장 유력한 MVP 후보 중 하나다. 사진=김영구 기자
경기 후 페디는 구단을 통해 “기록 달성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오늘 20승 기록은 혼자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수비, 불펜 등 모든 팀 메이트 인원들 덕분에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가족들을 포함해 도와준 모둔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NC는 이번 승전고로 73승 2무 64패를 기록, SSG랜더스(73승 2무 64패)와 공동 3위에 위치하며 치열한 순위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6이닝 3실점 2자책점·노디시전) 이후 어깨 피로 증세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대기록과 함께 팀 승리를 이끈 페디는 “휴식기동안 잘 쉬고 나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기록도 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순위권에 있는 팀들이 NC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더욱 위기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페디는 이번 쾌투로 평균자책점도 2.06으로 낮췄다. 현재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등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가 시즌 종료 때까지 이를 지킬 수 있다면, 선동열(1986, 1989~1991·해태)과 류현진(2006·당시 한화), 윤석민(2011·KIA 타이거즈)에 이은 네 번째이자 외국인 선수 최초 트리플크라운 달성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이러한 성과는 페디를 MVP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31홈런 99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인 노시환(한화)이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지만, 페디를 앞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페디는 향후 한 경기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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