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전쟁 덕분에 안도(?)한 美 증시…국채 금리 ‘뚝’·연준 “금리 동결”, 韓 증시에 호재될까? [투자360]

2023. 10. 1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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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분쟁 격화 속에서도 상승했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서 전쟁으로 인한 위기가 증폭되고 있지만, 이것이 ‘안전 자산’인 미 국채로 투자금이 몰리는 결과로 이어지며 국채 금리 급락(가격 상승)이란 결과로 이어지면서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당장 나서지 않겠다고 시사하고 나선 것도 증시를 활기차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미 동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65포인트(0.40%) 오른 33,739.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2.58포인트(0.52%) 상승한 4,358.2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8.60포인트(0.58%) 뛴 13,562.8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안도 랠리의 주요 요인은 바로 미 국채 금리의 하락세다. 채권시장은 전날 ‘콜럼버스의 날’로 휴장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지정학적 위험을 하루 뒤에 반영했다.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금리는 반대로 하락했다. 최근 국채금리가 고공행진 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금리 하락은 주가에는 일시 안도감을 제공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마감 시점 전장보다 14bp(1bp=0.01%P) 하락한 4.66%를, 2년물 국채금리는 10bp 떨어진 4.97%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가 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이다.

유가가 전날의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폭등세를 보였던 모습과 달리 유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는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가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것과 달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닌 데다 최근 유가가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속에 하락 압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근월물 가격은 각각 배럴당 85달러, 87달러 근방에서 거래됐다.

여기에 전날 미 연준 당국자들의 통화 완화적인 발언도 긴축 위험을 낮췄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경제에 잠재적인 추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미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완화 선호)파’ 인사로 분류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통화정책이 제약적 위치로 이동했다”며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파(긴축 선호)적’ 인사들의 발언도 있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 장기 수익률의 상승이 우리에게 일부 도움이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긴축효과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장기 수익률이 오른 것이 우리가 무엇을 할지에 대한 그들(시장)의 기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면 우리는 그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그들의 기대를 따라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물가 보고서와 3분기 기업 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지정학적 위험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의 하락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주가가 10월 저점에서 바닥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선임 투자 전략가는 CNBC에 “수익률(금리)이 하락한 것이 주식시장을 광범위하게 지지해주고 있다”며 “이는 지난 몇 주간 빠르게 상승한 수익률이 정점일 수 있다는 안도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승세뿐만 아니라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다는 기대감이 구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수익률이 뒤집힌 것은 중요해 보이며, 주식은 이스라엘의 보복보다 금리 움직임에 더 많이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6.4%를,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13.6%를 기록했다. 동결 가능성은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약 3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국내 증권가에선 11일 국내 증시 역시 미국 증시의 상황이 호재로 작용하며 상승 출발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호적 글로벌 증시 흐름과 중국 경기 부양책 기대감 등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투자심리 환경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스피 지수는 0.5~0.8%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 역시 10월 하락한 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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