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짧은 여행자’라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전국 대표 맛 골목이라는 ‘이곳’
가을은 ‘먹방 여행’을 떠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산과 들 그리고 바다, 모든 자연에서 풍족한 먹거리를 내어주기 때문이다.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어디 가서 무얼 먹어야 할지 팔도 특산물을 줄줄 꿰고 있는 고수 여행자도 있겠지만 먹을 것엔 별 관심 없는 ‘입 짧은’ 여행자도 있을 거다.
고수들은 알아서 잘 다닐 것이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입 짧은 여행자’도 도전할 수 있는 먹방 여행지 5곳을 다룬다.
한국관광공사가 10월 추천 여행지로 전국구 먹거리 골목 5선이라고 하니 믿고 떠날 수 있겠다.

수도권전철 1호선 인천역 1번 출구에서 길을 건너면 ‘중화가(中華街)’라는 현판을 단 패루가 보인다.
패루는 예전에 중국에서 큰 거리에 길을 가로질러 세운 시설물 혹은 무덤이나 공원 어귀에 세운 문을 가리킨다. 중화가에서 3분쯤 걸어가면 짜장면박물관이 나온다.
짜장면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짜장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인천 선린동 공화춘(국가등록문화재) 건물에 자리한다.

짜장면의 역사는 인천항이 개항한 18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항과 더불어 중국(청나라), 미국, 독일, 일본 사람이 들어왔다.

그 후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우리 입맛에 맞게 바뀐 짜장면은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로 손꼽힌다.

덕분에 순대국밥 식당이 즐비한 골목이 곳곳에 형성됐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을 꼽자면 천안 병천순대거리다.
병천(竝川)은 잣밭내와 치랏내라는 물길이 한데 어우러진다는 뜻에서 아우내라 불리던 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예부터 사통팔달 길목에 자리한 병천은 조선 후기 오일장을 개설해 물류의 집산지로 기능했다.
가까운 청주와 진천, 조치원, 예산 등에서 소를 몰고 오거나 특산물을 가져왔고, 인근 장터 가운데 가장 번성했다. 지금도 끝자리 1·6일에 오일장이 열린다(31일은 미개최).

처음에는 장날에만 순대국밥을 팔았는데, 입소문이 나자 1968년 아예 자리를 잡고 간판을 걸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백년가게로 인증한 병천순대 원조, ‘청화집’이다.
이후 ‘충남집’ ‘돼지네’ 등이 잇따라 생겨났고, 현재 아우내순대길 일대에 순대국밥 전문점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부산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특히 좋아한다. 문현동 돼지 곱창, 부평동 돼지 족발, 감자탕, 돼지껍질 등 ‘돼지고기 음식의 수도’라 할 만큼 다양한 음식이 떠오른다.
초량동 돼지갈비와 돼지불백을 빠뜨릴 수 없다. 초량전통시장과 접한 초량동 돼지갈비골목은 오래된 가게가 모인 곳이다. 육미의 첫 번째 맛, 돼지갈비다. 삼대는 기본, 빼닮은 가족이 대를 이어 운영한다.
초량천을 따라 오르면 육미의 두 번째 맛, 돼지불백을 만난다. 불고기와 공깃밥을 줄여 불백(불고기 백반)이라 했다. 빨간 양념으로 버무린 돼지고기를 불판에 굽고 상추에 무생채와 함께 싸 먹으면 밥 한 그릇 뚝딱이다.
부산고등학교 입구 노상 공영주차장 앞으로 돼지불백 가게가 나란히 성업 중인데, 앞다퉈 원조라 내세운다. 맛은 버텨온 세월이 입증하니 어디를 가도 기본 이상이다.
세 번째 역시 돼지다. 부산 사람들의 솔 푸드 돼지국밥은 육수에 돼지 내장과 부속물을 넣고 끓인다.
초량육미거리에는 돼지국밥 토렴할 때 뚝배기와 국자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진다. 돼지국밥으로 치자면 부산역 뒷골목도 놓치기 아깝다.

바다의 도시 부산, 육미의 다섯 번째 맛은 어묵이다. 길거리 음식으로 가볍게 여기기엔 어묵의 진화가 놀랍다.
부산역 광장 어묵베이커리가 대표적인 예다. 오픈 키친 같은 조리 공간이 있고, 카페에서 수제 어묵 70여 종 가운데 맘에 드는 것을 빵처럼 골라 먹는다.
육미의 대미는 포장마차 대표 메뉴 곰장어가 장식한다. 원래 이름은 먹장어인데, 경상도 사투리 꼼장어로 편히 부른다.
전국 먹장어는 거의 부산에서 나고 유통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껍질을 벗겨도 오랫동안 꿈틀대는 강한 생명력 때문에 보양식으로 찾는 이가 많다.

재첩은 모래와 진흙이 많은 강바닥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다. 강에서 난다고 강조개(하동 사투리로 갱조개), 까만 아기 조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막조개로도 불린다.
재첩은 낙동강 하구인 부산 하단과 김해, 양산, 섬진강 하구인 하동과 광양에서 주로 채취하는데, 섬진강 재첩이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을 하동 특산물이자 대표 먹거리로 내세우며,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맛있는 재첩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2009년 12월 하동읍 신기리에 하동재첩특화마을을 조성했다.
현재 하동재첩특화마을에는 재첩 전문 음식점이 4곳 입점해 있다. 하동재첩특화마을의 모든 식당에서 재첩국과 재첩회무침, 재첩부침개, 참게장으로 차린 모둠정식을 낸다(1만 8000원 선).
재첩국에 부추를 넉넉히 넣는 이유는 부추가 재첩국에 비타민 A를 보충하고, 특유의 향으로 재첩에 남은 비린내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재첩은 일본에서도 인기가 좋아 일본식 된장(미소)국에 넣고 끓이기도 한다.

몇몇 식당이 방송을 타면서 이제는 ‘거리’에 걸맞은 풍경을 이룬다. 도로를 따라 맛집이 늘어서진 않았지만, 돼지불고기 식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병영 돼지불고기 상차림은 한정식에 가깝다. 돼지불고기 외에 홍어와 편육, 구운 생선, 젓갈 등이 한 상 가득하다.
돼지불고기는 양념한 고기를 석쇠에 올리고 연탄불에 구워 불 향이 압권이다. 겉이 타지 않고 속까지 익게 하려면 화력과 석쇠의 높이, 고기의 밀집도 등 굽는 기술이 필요하다.
집마다 앞다릿살과 삼겹살 등 고기 배합이나 비율, 양념 등이 조금씩 다르지만, 한정식처럼 푸짐한 상차림은 모두 같다.

여름 휴식을 취하고 9월에 재개했다. 파티는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4시에 시작한다. 병영5일시장 광장에 원형 테이블을 놓고, 마을 부녀회에서 직접 불고기를 구워 판매한다.
초벌구이 돼지고기에 연탄불 향을 입히고 채 썬 대파를 올린다. 상추와 밑반찬, 강진이 자랑하는 토하젓도 같이 낸다. 인근 식당보다 반찬 수는 적지만 1인당 9000원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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