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단장도 박수를'... 미국 진출 앞둔 이정후 홈 고별전 '뜨거운 감동', 동료들도 존경심 보냈다

고척=심혜진 기자 2023. 10. 1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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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8회말 대타로 등장한 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키움 이정후가 8회말 1사 대타로 등장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터가 키움-삼성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타자 이정후(25)가 해외 진출 전 사실상 마지막 타석을 소화하며 홈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동료들은 서로 이정후와 기념사진을 나누며 함께 한 시간을 나눴다.

이정후는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가 1군 경기 타석에 들어선 것은 지난 7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80일만이다. 당시 그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이정후는 수술대에 올랐다. 회복에 약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즌 아웃이었다. 이로 인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발됐다.

수술 이후 재활 과정을 착실히 밟은 이정후는 빠르게 회복했다. 그리고 지난 3일 1군에 등록됐다. 

홈 최종전 출전을 위해 노력한 끝에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 타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이정후의 한국 무대 마지막 타석이 됐다.

이정후는 올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에 나서려 한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타진한다. 그래서 올 시즌 개막 전 구단에 해외 진출 의사를 피력했고, 키움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최종전 출장이 불발될 뻔 했다. 8회초 3-3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1루에서 임지열이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리드를 잡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를 대타로 기용했다.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전 동료였던 김태훈을 상대한 이정후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이후 무려 6차례나 파울을 치며 끈질긴 승부를 벌인 이정후는 12구째 투심을 받아쳐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렇게 한국 무대 타석을 마지막 마무리하자 이날 고척돔을 찾은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박수를 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8회말 키움의 공격이 끝난 뒤 이정후는 9회 중견수로 수비도 소화했다. 외야 쪽으로 걸어가며 고척돔을 눈에 담는 모습도 보였다. 비록 외야 쪽으로 공이 오지는 않았으나 이정후는 승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팀의 탈꼴찌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키움 이정후가 8회말 대타로 등장한 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아직 시즌이 2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정후의 남은 경기 출전은 불투명하다.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 한다.

홈 최종전이기도 하기 때문에 임지열, 김혜성, 송성문 등과 함께 고척 마운드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 임지열은 "(이)정후가 3개월 만에 복귀했는데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축하하고, 내년에는 한국에 있지 않겠지만 마지막까지 최고의 선수와 함께 경기장에서 뛸 수 있어서 감사하고 힝복하다"고 동생의 건승을 바랐다.

친구이자 캡틴 김혜성 또한 "지난 시간이 소중할 줄 몰랐는데, 지금 와보니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소중하더라. 정말 든든하고 좋은 친구였다"고 치켜세운 뒤 "워낙 뛰어난 선수니깐 (미국) 가서도 적응 빨리 해서 좋은 모습 빨리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정후도 고별사를 전했다. 그는 "어제부터 경기에 나서기 전까지 굉장히 긴장했다. 그런데 막상 타석에 들어가니 긴장이 풀렸다. 아직 실전 감각이 없었는데, 하나둘 공을 보다보니 공이 맞아가면서 파울도 나왔다. 그래도 (홈구장에서의) 제 마지막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선을 다해 되든 안 되든 준비하려 했다. 마지막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출장이었기 때문에 재활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1군에) 왔다. 그래도 최대한 괜찮은 몸 상태를 만들고 싶었는데 잘 됐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마지막 타석을 설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ㄱ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는데) 뭉클했다. 7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는 게 느껴졌다. 앞으로 7년보다 더 긴 야구 인생이 남았겠지만, 제가 처음 시작했던 이 7년은 가슴 속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키움 이정후가 경기 종료 후 마운드에서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키움 이정후가 8회말 1사 대타로 등장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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