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장애인亞경기대회③] 만리장성만 넘으면 '메달 노다지'…"장애인탁구 최강국 노린다"

박대현 기자, 정형근 기자 2023. 10. 1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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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장애인탁구 대표팀은 종목 1위를 겨냥한다. 서수연을 비롯해 유력 메달 후보가 그득하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Heart to Heart, @Future).' 항저우의 성화가 다시 불타오른다. 오는 22일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가 일주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총 22개 종목, 43개국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종합 2위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생애 첫 출전하는 샛별부터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베테랑까지. 한국 장애인체육의 메달 지형을 스포티비뉴스가 살펴봤다.

[스포티비뉴스=이천, 박대현 정형근 기자] 한국 장애인탁구는 국제경쟁력이 높다. '세계 최강' 중국을 위협한다.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 남자 단식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다. 메달 13개를 획득하며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서도 금메달 9개를 휩쓸었다. 만리장성만 넘으면 '메달 노다지'가 열린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장애인탁구 대표팀은 종목 1위를 겨냥한다.

도쿄 패럴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주영대를 필두로 남기원, 박진철, 차수용, 김정길, 김성옥, 서수연, 이미규 등 유력 메달 후보가 그득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남자 클래스 1, 2와 여자 클래스 2, 3, 5에 최상위 실력을 지닌 선수가 많다. (남녀) 단식에서 다수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단복식에 출전하는 주영대는 "2년 전 도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듣는데 정말 울컥했다. 가슴에 손 얹는 것도 잊을 만큼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항저우에선 좀 당당하고 침착하게 시상대서 애국가를 듣고 싶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로빙볼(역회전이 걸린 공을 높이 뛰워 넘기는 기술)과 숏 서브가 일품인 주영대는 "국가대표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한국이 탁구뿐 아니라 종합 순위서도 선전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조심스레 대회 2관왕 욕심을 드러냈다. "개인전 1등도 중요하지만 복식 역시 욕심이 난다. 아무래도 한국 선수끼리 붙을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에선 한국이 강세라 서로 견제도 하고 보완도 하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02년 부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2관왕 출신으로 항저우 대회가 6번째 출전인 '베테랑' 김영건은 기분 좋은 호승심을 보였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2002년 부산 아시안패러게임 2관왕 출신으로 항저우 대회가 6번째 출전인 '베테랑' 김영건은 "(내게 아시안패러게임을) 한 단어로 축약하라면 '금메달'이다. 나갈 때마다 거의 좋은 성적을 내왔다"면서 "신경 쓰이는 라이벌 국가는 많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좋은 재능이 많고 우리나라 김정길 선수도 실력자다. 그럼에도 자신감이 없진 않다(웃음). 현재 국면에선 내가 제일 유리하지 않나 싶다"며 백전노장으로서 기분 좋은 호승심을 보였다.

2015년 암만 아시아선수권대회, 2018년 라스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도쿄 패럴림픽에서 강력한 스매시를 앞세워 은메달을 거머쥔 서수연은 "커리어 최종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다. (이제) 아시안패러게임과 패럴림픽 금메달만 획득하면 된다"면서 "항저우 대회에서 꼭 금메달을 거머쥐고 싶다.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생각한다. 좋은 흐름을 이어 가 내년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당찬 출사표를 올렸다.

동료 사이에서 '서멘털'로 불린다. "멘털이 확실히 나쁘지 않다. 경기가 잘 풀리든 그렇지 않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이어 가는 게 최대 장점"이라면서 "키(175cm)가 크고 팔이 길어 사이드로 빠지는 공을 되치는 데도 자신이 좀 있다. (내가 뛰는) 휠체어탁구의 경우 한국 선수단 기량이 뛰어나다. 메달권 진입 가능성이 유력한 선수가 많다. 국민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폐막한 코리아오픈에서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어 눈길을 모은 이미규는 김정길과 더불어 대표팀 최고 '연습벌레'다. 4시간가량 이어지는 정규 훈련을 마치면 매일 2~3시간을 더 홀로 공을 친다.

"(연습을 많이 하는 건) 성격 탓이다. 항상 스스로 부족하다 느끼는 편이다.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는 것도 그런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라 보면 될 것 같다."

2014년 인천 아시안패러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미규는 "내가 다시 메이저 국제대회 1등이 될 수 있을까란 의문을 늘 품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메달을 따게 된다면 자신감을 크게 얻는, 커리어적으로 볼 때 (거대한)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신중하게 제 목표를 밝혔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성옥은 "항저우에선 금메달 2개를 손에 쥐고 싶다.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성적을 얻고 싶다"며 해사하게 웃었다.

"좌우명은 아이 캔 두 잇(I can do it)이다. 아들이 한 명 있는데 엄마가 장애가 있고 나이도 많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늘 애한테 보여주려 노력한다. '안 되는 건 없다' '열심히 하면 된다'를 몸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면서 "얼마 전 아이가 쓴 자기소개서를 봤는데 존경하는 사람 칸에 엄마를 써놓았더라. 정말 (아들에게) 고맙고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루 12시간 훈련하는 악바리이자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관왕 출신인 김정길은 탁구를 향한 진심어린 애정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에) 탁구 붐이 일었다. 다만 요즘은 열기가 많이 사그라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점점 비인기 종목으로 떨어지는 분위기인데 국민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장애인탁구 역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선수와 국민이 함께 호흡하는 탁구계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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