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여야, 가짜뉴스 두고 격돌…"규제 필요" vs "위헌·위법적"(종합)

안세준 2023. 10. 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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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한 사람의 인생 나락가는 건 한 순간"…가짜뉴스 규제 필요성 강조
야 "가짜뉴스 정의조차 불명확…방통위 가짜뉴스 척결, 언론에 재갈 물리기"

[아이뉴스24 안세준,박소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야가 가짜뉴스 규제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며 맞붙었다. 여당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뉴스가 범람한다", "언론에 막중한 책임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가짜뉴스에 대한 정의조차 불명확하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가운데)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 사람 인생, 나락가는 건 한 순간" 국민의힘, 가짜뉴스 규제 필요성 강조

10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소관 기관 대상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잘못된 뉴스를 내보내고 슬쩍 바로잡으며 면피하는 뉴스 바꿔치기 방식이 있다. 조그만 허위 내용에도 한 사람의 인생이 나락가는 건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형태가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면 언론에서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고 확인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방송사의 뉴스 사후 수정은 절도로 가져온 장물을 제 자리에 갖다 놓은 것과 같다"며 "그렇다고 절도죄가 없어지진 않는다. 그 책임은 감경은 될 수 있겠지만 끝까지 묻도록 시스템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하동준 의원은 "챗GPT 시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디지털 사회의 역기능이 도출될 수 있다"며 "특히 남북 분단 상황에서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가짜뉴스를) 정파적으로 접근해선 국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위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에도 8억달러를 미국 정부가 지원한다는 가짜뉴스가 퍼져서 난리가 났다"며 "이런 일이 전쟁 중이나 선거 막바지에 벌어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어떻게 규율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인가는 문제 의식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도 "포털뉴스가 무책임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뉴스가 범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가짜뉴스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윤 의원은 "국민 70%가 포털뉴스를 본다. 이는 46개국의 평균인 33%를 2배 넘는 수치"라며 "그러나 포털은 선정적인 뉴스를 통해 클릭수를 늘리고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포털뉴스는 국민들이 뉴스를 보는 수단인데 그에 비해 사회적인, 공적인 책임을 지지 않게 돼 있다"며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 보완 입법이 필요하고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野 "가짜뉴스 정의 불명확…언론에 재갈 물리고 길들이는 것" 반박

반면 야당은 가짜뉴스에 대한 정의조차 불명확하다고 반박하면서 정부에 비우호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짜의 정의가 매우 불명확하고 어렵기 때문에 가짜뉴스의 정의나 범위, 기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따라서 가짜뉴스의 정의도 정립되지 않았고, 가짜뉴스가 방심위의 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데 사회적 합의와 입법 보완 심의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가짜뉴스 척결은 진짜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가짜라 낙인찍고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우고,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방송통신심의 규정에 따라 위반 여부를 심의하고 있을 뿐"이라며 "전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당시 미네르바 사건이 위헌 판결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당시 어떤 표현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법 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해 의미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예시를 들었다.

이어 "허위 정보에 대해서도 (이들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는 판례가 있는데, 언론 보도에 대해서 가짜 뉴스냐 아니냐의 이야기를 방통위나 방심위가 행정처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헌재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한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 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연내 가짜뉴스 근절 종합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위헌적", "위법적"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방통위가 내용을 언론사의 내용에 대해서 어떤 행위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종합대책까지 내놓는다고 한다. 이것은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정치 사회적인 대응 시급성에 비추어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적극 행정 차원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저는 판단한다"고 답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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