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탈출합니다”…삼전보다 빨리 적자터널 빠져나온 이 종목 비결은
HBM·고부가 D램 판매 증가
하이닉스 주가 한달 6% 상승
삼성전자 D램 사업 계속 고전
외국인도 이달 8000억 팔아
영업익 추정치 1조원대 하락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한달새 6.3% 상승한 11만9500원에, 삼성전자는 한달새 4.7% 하락한 6만6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5월 이후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HBM 수주 효과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을 앞질렀는데 9월부터는 3분기 실적 기대감에 코스피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주가가 선전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나온 증권사의 SK하이닉스 3분기 D램 사업부 영업이익 추정치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14억원, SK증권은 7070억원, 상상인증권은 1439억원을 제시했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 D램 사업부가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이란 전망과는 대조적이다. 양 사의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D램 사업부의 영업이익 향방이 갈리면서 전반적인 컨센서스와 주가도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를 추정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달 전 3조141억원에서 최근엔 2조192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 일주일새 나온 보고서에선 영업이익 예상치가 1조5000억원(SK증권)~1조8000억원(대신증권)까지 내려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과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 D램 모듈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폭이 더 컸다”면서 “삼성전자보다 1a 나노미터(nm) 양산도 먼저 시작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전자 38.2%, SK하이닉스 31.9%로 6.3%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 1분기의 18.1%포인트에서 크게 줄어든 상황이며 3분기엔 고부가가치 D램 비율이 더 높은 SK하이닉스가 D램 업황 반등의 기회를 더 많이 누릴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한다는 소식에 깜짝 상승하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 수율 문제로 공급이 예상보다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며 주가 모멘텀이 약화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실적 개선은 가속화되지만 3분기는 컨센서스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9월부터 D램 현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으나 가격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효과는 4분기부터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영업손실은 1800억~2000억원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영업손실 전망은 2조2500억원 내외다.
가격 방어에 집중하는 수익성 우선 전략 때문에 출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적자 지속의 한 원인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에서는 D램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지만 감산으로 인한 단위당 고정원가가 늘어났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나는 것만큼 영업이익이 늘어나지 않는다”라며 “비모메리 업황 역시 업황 회복이 미뤄지면서 파운드리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8월부터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규모를 확대해왔다.
외국인들도 두 반도체 대장주에 대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는 2337억원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는 8633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를 8691억원 매수한 외국인이 불과 4거래일만에 지난 한달 순매수와 비슷한 금액을 순매도한 것이다.
다만 3분기 출하량을 줄인 삼성전자의 가격 방어 정책이 4분기에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면서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부터 DDR5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DDR4 재고가 감소되고 있어 반도체 업황의 본격 반등이 본격화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적자 탈출도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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