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대 소녀들 술·담배에 푹…관련 환자 남학생 대비 압도적

차현아 기자 2023. 10. 1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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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간 음주와 흡연 관련 질환에 걸린 여성 청소년이 최대 4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부터 받은 '연령별 성별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환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흡연 관련 질병의 10대 이하 여성 환자수가 2020년 1449명에서 2022년에는 7389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연령별 흡연 및 음주 관련 질병 환자 중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세대는 10대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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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3 국정감사]
/사진=뉴시스.


최근 3년 간 음주와 흡연 관련 질환에 걸린 여성 청소년이 최대 4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매체에서 무분별하게 흡연과 음주를 하는 콘텐츠가 확산하는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선 금연·금주 교육사업 예산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부터 받은 '연령별 성별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환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흡연 관련 질병의 10대 이하 여성 환자수가 2020년 1449명에서 2022년에는 7389명으로 크게 늘었다. 증가율로는 무려 409.9%다. 같은 기간 음주 관련 질병에 걸린 10대 이하 여성 환자 수 역시 4595명에서 6986명으로 늘어나 52%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또래 남성의 경우 흡연 관련 환자수가 2020년 1666명에서 2022년 2112명으로 2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음주 관련 환자수는 2020년 3289명에서 오히려 21% 감소한 2597명을 기록했다.

흡연 관련 질병은 △호흡기 결핵 △후두암 △기관지 및 폐암 등이며 음주 관련 질병은 △정신활성물질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 △알코올에 의한 신경계통의 변성 △알코올성 다발신경병증 △알코올성 만성췌장염 등이다. 이 자료는 해당 질환자로 판정받은 전체 환자들 중 의료기관에서 질병 원인을 각각 흡연과 음주로 판정한 사례들을 별도 취합한 것이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연령별 흡연 및 음주 관련 질병 환자 중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세대는 10대가 유일했다. 흡연 관련 환자 수는 10대에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가, 20대에서는 남녀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30대부터는 남성이 급격히 많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음주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특히 이 자료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청소년 흡연·음주행태와는 상반된 결과다. 질병관리청이 시행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흡연율은 남학생 6.2%, 여학생 2.7%로 나타났다. 음주율 역시 남학생 15%, 여학생 10.9%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 흡연율은 2020년과 지난해 모두 2.7%였고 남학생의 경우 2020년 12.1%에서 지난해 15%로 증가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소년건강행태조사의 경우 학교에서 교사 주관 하에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학생들이 거짓으로 답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한 흡연과 음주에 비교적 더 많이 노출된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해당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흡연·음주로 인한 청소년 환자가 늘고 있지만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소년 금연·금주 관련 교육 사업 예산은 크게 깎였다. 보건복지부가 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03억1500만원이었던 학교흡연예방사업 예산은 지난해 221억3800만원으로 편성되는 등 매년 증액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첫 해인 지난해에는 해당 사업 예산을 동결했고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183억4500원으로 삭감됐다.

심지어 내년도 금주 관련 교육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금주 관련 교육예산은 지난 3년 간 매년 4200만원씩 편성돼왔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예산으로 청소년 음주폐해 예방교육 컨텐츠를 개발하고 보건교사, 전문강사 등 절주전문인력 양성교육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이 사업들은 모두 폐지될 전망이다.

한 의원은 "정부가 청소년 흡연과 음주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관련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청소년 연령별, 성별 흡연·음주행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원인 규명과 대책 수립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흡연과 음주를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 평생 건강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청소년 대상 금연·금주 교육예산은 삭감이 이아니라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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