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속도 내나… 제약 없는 ‘공중감시정찰’ 필요성 부상

박수찬 2023. 10. 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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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정부·여당이 9·19 남북군사합의의 신속한 효력 정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마스가 로켓 수천발로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입힌 것처럼 북한이 기습 공격을 감행할 위험이 있으니 공중 감시·정찰을 제약하는 9·19 합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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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L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일선부대, 北 움직임 파악에 제약
일각선 “영향 크지 않을 것” 지적
“정보 융합·분석 역량 더 중요” 강조
효력 정지 땐 정치적 논란 우려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정부·여당이 9·19 남북군사합의의 신속한 효력 정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마스가 로켓 수천발로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입힌 것처럼 북한이 기습 공격을 감행할 위험이 있으니 공중 감시·정찰을 제약하는 9·19 합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창건 78주년 기념일인 10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어린이가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합의 정지하려는 이유는 감시·정찰

2018년 체결된 9·19 합의는 군사분계선(MDL)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고정익 항공기는 20∼40㎞, 헬기 같은 회전익 항공기는 10㎞, 무인기는 10∼15㎞, 기구는 25㎞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우발적 공중 충돌 방지 장치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지만, 감시·정찰 능력을 스스로 제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의 9·19 합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무인기는 MDL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MDL과 인접한 일선 부대가 자체적으로 무인기를 띄워 MDL 북쪽 북한군 부대와 장사정포 등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제한이 발생할 가능성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 정부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한·미 연합군의 패트리엇(PAC-3), 한국군 M-SAM 등으로 구성된 방공망이 있고, 장사정포 공격 시 반격할 대화력전 수행체계도 갖췄지만, 북한군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 대응하지 못하면 방어체계가 돌파될 위험이 있다. 북한 지역을 철저히 감시할 공중정찰 자산을 휴전선 일대에서 활발하게 운용하면 북한군 움직임을 사전에 제압해 실제 공격이 이뤄질 위험을 낮추고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가 대응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방공 시스템 ‘아이언 돔’이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치적 논란 우려스러워” 지적도

일각에선 9·19 합의 후 군 당국이 꾸준히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추진했으므로 일선 부대 차원의 제약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위사업청이 8월 양산 계획안을 심의·의결한 국산 중고도 무인정찰기(MUAV)는 최대 100㎞ 떨어진 지역을 정찰할 능력을 갖춰 서울 도심에서 황해도 남부 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 미국산 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정찰기(HUAV)도 넓은 지역을 빠르게 이동하며 정찰한다. 휴전선 일대에서 북한군 통신을 감청하는 시설들도 가동 중이다.

정보 실패 예방 수단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정찰을 강화해도 수집한 정보를 잘못 판단하면 소용이 없다”며 “다양한 출처에서 모인 정보를 제대로 융합·분석할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유지된 9·19 합의 효력을 정지했을 때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을 중심으로 발생할 정치적 논란과 여론 분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강신철 중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대화력전과 전술지대지미사일 등으로 수도권을 노리는 북한 장사정포를 조기 제거하고, 요격전력은 수도권 중요시설을 방호할 것”이라며 “북한 도발 징후를 면밀히 감시하고, 정보·감시체계 취약점 분석 등을 지속하겠다”고 대응책을 보고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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