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총선 전략 가늠자… 여야 지도부 총출동 막판 유세

박지원 2023. 10.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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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도권 총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전의 날이 밝았다.

여야는 본투표 마지막 날까지 각각 '거야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총력전을 벌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최고위원 등도 이날 오후 강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진교훈 후보 유세에 총출동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까지 그간의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이번 선거에서 크게 이기면 정권심판론으로 자연스레 구도가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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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거야 심판론’ 與 역대급 선거 지원
패배 땐 친윤 위주 김기현號 흔들
승리 땐 尹정부 국정운영 힘 실려
野 “정권 심판론이 작동하는 듯”
낙승 관측… 대여 공세 고삐 예고
이재명 대표 리더십 회복도 기대
내년 수도권 총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전의 날이 밝았다. 여야는 본투표 마지막 날까지 각각 ‘거야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총력전을 벌였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0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에 붙은 선거 벽보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그간 김태우 후보자를 전력 지원해온 국민의힘 지도부는 10일 마지막 유세에도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강서구 발산역 앞에서 진행된 마지막 유세에 참석해 김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지도부는 끝까지 해봐야 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거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지형에 변동이 불가피하다. 당 지도부가 전력을 기울여 선거를 지원해온 만큼 김 대표와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득표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패배를 한다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까지도 제기될 수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당직자들이 지난 9일 오후 강서구 공암나루근린공원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김태우 후보자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반면 ‘비윤(비윤석열)계’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되는 김 후보자의 출마가 실패로 끝나면 ‘친윤(친윤석열)계’ 위주의 당내 질서도 흔들릴 수밖에 없어서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무공천 방안을 검토했지만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사면한 뜻을 헤아려 결국 김 후보자를 출마시켰다.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만큼 선대위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보기 힘든 매머드급으로 꾸려졌다.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총선 전략도 수정이 필요해진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까지 내세우려 했던 ‘거야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이 이번 선거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새로운 프레임 마련이 시급해진다. 공천에서도 친윤계 중심의 공천은 어려워지고 비윤계를 포용하고 새 인물을 발굴하는 등 혁신 작업에 돌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승리할 경우 윤 대통령 위주의 총선 전략이 강화될 수 있다.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이 붙는 것은 물론 총력지원으로 열세 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후보를 당선시킨 김 대표 체제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최고위원 등도 이날 오후 강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진교훈 후보 유세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후 가양역에서 퇴근인사도 진행했다.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윤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이번 선거에)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관건은 국민의힘과 격차를 얼마나 벌릴 수 있을 것이냐다. 민주당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낙승할 경우 대여 공세의 고삐를 한껏 죌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총선 전략으로서의 정권심판론 ‘약발’이 확인된 셈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까지 그간의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이번 선거에서 크게 이기면 정권심판론으로 자연스레 구도가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 또한 보다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건 결국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데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한때 친명(친이재명)계 내에서도 올 연말 이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압승할 경우 사법리스크를 고리로 한 이 대표 사퇴 주장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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