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웅 월급 어쩌나…전담병원 올 2940억 적자 예상
35곳 환자들 줄고 입원 급감
자금 악화로 임금 체불 위기
한때 ‘코로나19 영웅’이었던 지방의료원(공공병원) 구성원들이 지금은 임금 체불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한 지방의료원은 올 추석에 명절수당도 지급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했던 지방의료원은 올해 총 294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함께 분석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공공병원 경영현황’ 자료를 보면, 35개 지방의료원은 올해 총 2938억6000만원(기관당 약 92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 상반기(1~6월) 경영실적을 12개월로 환산해 산출했다. 우선 의료수익이 크게 줄었다. 올해 35개 지방의료원의 입원수익은 약 5467억5000만원으로 추계됐는데,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입원수익(약 7185억9000만원)보다 1718억4000만원가량 적다. 올해 외래수익(약 3917억2000만원)도 2019년(약 4246억5000만원) 대비 329억3000만원가량 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료원은 지역 내 2차병원으로 취약계층 진료 등 필수의료 분야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19 유행 땐 코로나19 입원환자의 68%를 치료했다. 그러나 지방의료원들은 2년 이상 코로나19 환자만 전담하다 보니 일반진료 역량이 떨어졌다. 견디지 못한 의료진이 이탈했고 의사 구인난도 심화했다. 정부가 지난해 5월 전담병원 지정을 해제한 후에도 환자들은 좀처럼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료원별로 악화한 자금 사정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빚을 내거나 약제비 등 대금의 지급 시기를 미루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한 지방의료원은 추석 명절수당 지급을 미뤘고 다수 의료원에서 11~12월엔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의료기관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더욱 적극적인 공공병원 회복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새로운 팬데믹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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