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유전자 편집으로 AI 저항성 닭 만든다…"실험서 90% 예방"

이주영 2023. 10. 11.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국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 기술로 닭과 오리 등 전 세계 가금류 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bird flu)의 확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를 편집해 AI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닭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영국 에든버러대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공동 연구팀은 1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로 닭 유전자를 편집, 조류 인플루엔자에 저항력을 가진 닭을 만드는 개념 증명 실험에 성공했다며 이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야생 조류에서 양식 가금류로 확산하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英 연구팀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닭 단백질 편집…실용화엔 추가 연구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국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 기술로 닭과 오리 등 전 세계 가금류 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bird flu)의 확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를 편집해 AI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닭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일반 닭과 조류인플루엔자 저항성 유전자 편집 닭(오른쪽) [Alewo Idoko-Akoh et al/Nature Communication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에든버러대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공동 연구팀은 1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로 닭 유전자를 편집, 조류 인플루엔자에 저항력을 가진 닭을 만드는 개념 증명 실험에 성공했다며 이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야생 조류에서 양식 가금류로 확산하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 널리 퍼져 있어 야생 조류 종을 위협하고 양식 가금류에 막대한 피해를 줘 농가의 경제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사람 건강에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하지만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가금류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 항원의 빠른 이동으로 아직 신뢰도가 높지 않고, 정치적, 경제적 영향을 둘러싼 논란으로 폭넓게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A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IAV)가 닭에 침투한 뒤 닭의 특정 단백질(ANP32A)에 의존해 증식하는 점에 주목,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저항성 닭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먼저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로 병아리 혈액에서 채취한 암수 원시생식세포(PGC)의 ANP32A 단백질 유전자를 편집해 유전자 편집(GE) PGC를 만들고, 이 GE PGC를 이용해 유전자 편집 병아리를 부화시켰다. 이어 GE 병아리가 성장한 뒤 낳은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들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하는 실험을 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부분 저항성 닭 생산 과정 병아리 배아 혈액에서 수컷과 암컷의 원시생식세포(PGC)를 추출해 편집하고, 유전자 편집(GE) PGC를 이용해 병아리를 부화시켰다. 부화한 GE 병아리를 키워 교미시킨 결과 이들의 계란에서 태어난 병아리들은 조류 인플루엔자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Alewo Idoko-Akoh et al/Nature Communication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완전히 자란 GE 닭들은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린 야생 조류에 노출됐을 때 접촉할 수 있는 양의 바이러스(H9N2-UDL)가 투여됐을 때는 90%가 감염되지 않았으며 감염된 닭들도 바이러스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력을 알아보기 위해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투여하자 GE 닭들은 50%가 감염됐으나 몸 안의 바이러스양은 유전자가 편집되지 않은 일반 닭보다 훨씬 적고 전염력도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된 GE 닭과 함께 사육된 일반 닭은 4분의 1만 감염됐고 GE 닭 중에서는 감염된 것이 없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닭을 2년 이상 관찰한 결과 이 유전자 편집은 닭의 건강이나 산란 생산성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 닭은 1천배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투여됐을 때는 저항력이 없었고, ANP32A 단백질 활용이 불가능해진 뒤에는 바이러스가 대신 ANP32B와 ANP32E 단백질을 활용해 증식하는 식으로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시험관 세포실험을 통해 ANP32 A·B·E 단백질 유전자를 모두 편집한 뒤에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더는 증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음 연구 목표는 세 가지 유전자를 모두 편집한 닭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에 저항력이 있는 닭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만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고 바이러스의 진화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는 ANP32 유전자군에 대한 편집이 여러 차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Alewo Idoko-Akoh et al., 'Creating resistance to avian influenza infection through genome editing of the ANP32 gene famil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1476-3

scitech@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