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과의 동행 [생명과 공존]

2023. 10. 1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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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사람에게 반려는 반려자(伴侶者) 즉 사람이었는데 반려동물에서 이젠 반려식물까지 문화가 진화된 것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한편 사람의 짝이 되는 일이 어려워,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들과의 삶으로 옮겨간 듯싶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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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편집자주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식물.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급속히 퍼져나간 신조어입니다. 반려(伴侶)란 두 글자 모두 '짝'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반려식물에는 단순히 보고 좋아하는 일에서 나아가 일상에서 곁에 두고 키우고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 내 공간에 생명이 가득한 초록이 펼쳐지며, 물과 햇볕에 반응하고 반짝이는 식물들은 위로이고 치유이기도 하며, 참으로 멋진 친구이기도 합니다.

'식집사'란 단어도 등장하였습니다. 풀어 말하면 식물집사인데 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을 집사로 부르는 데서 따온 이름이지요. 동물이나 식물을 지배하는 주인에서 집사로 생각하고 있으니 보살핌을 받는 생명에게는 획기적인 일입니다. 예전에는 식물을 돌보는 모습은 은퇴하고 난초의 잎을 닦아주시는 아버님, 이웃과 포기를 나누어 심은 예쁜 꽃화분들을 아파트 베란다에 옹기종기 모아 키우는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한동안 식집사들이 보다 젊어져 전자파나 실내공기를 개선하기 위해 다육이나 틸란드시아, 산세비에리아 같은 식물을 키웠습니다. 요즈음 식집사들은 세대가 확 낮아져 MZ세대가 많습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특별한 식물이나 아기자기 예쁜 화분을 비롯한 식물용품들을 구매하며 반려식물들과 살아가는 공간을 꾸며나갑니다.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인 플랜테리어란 단어가 생겨나고, 유명한 카페나 백화점까지 식물로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갑니다. 몬스테라에 흰 무늬가 생기는 등 반려식물을 키우다가 희귀한 무늬의 변이종이 나타나면 이를 원하는 이에게 고가로 판매하여 뜻하지 않은 수익을 얻는 '식테크' 즉 식물로 하는 재테크도 있습니다. 동식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많이 바뀌어 새로운 문화가 되었습니다.

오늘 얘기하는 동행은 '공존-반려식물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입니다. 국립세종수목원 특별전시의 주제이기도 했는데요. 여러 반려식물과 동물은 사람의 뜻으로 한 공간에 머물게 되었는데, 식물 중에는 치명적 위협이 되는 성분을 가진 경우가 꽤 있습니다. 튤립의 꽃잎을 먹고 고양이가 죽은 경우도 보도된 바 있죠. 반대로 동물들의 활동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고독한 현대의 삶에 그들을 들여놓고 '반려'라고 이름 붙여 살면서도 그들 서로를 위한 배려는 부족한 건 아닐까요.

생각해 보면 그동안 사람에게 반려는 반려자(伴侶者) 즉 사람이었는데 반려동물에서 이젠 반려식물까지 문화가 진화된 것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한편 사람의 짝이 되는 일이 어려워,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들과의 삶으로 옮겨간 듯싶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애정 때문에 생명들이 성장하고 다시 사람과 다른 생명들에게도 확장되어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땅의 식집사들을 성원합니다.

이유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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