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여당 후보 김태우 뽑아달라” “진교훈 선택해 尹정권 심판해달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가 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열리는 마지막 선거라 22대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면서, 구청장 선거에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등 판이 커졌다. 사전 투표율도 22.64%로 역대 지방·보궐선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초박빙 상황”이라며 “막판 스퍼트로 승리하겠다”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사전 투표율은 분노한 민심의 표현”이라며 “승리를 자신한다”고 했다.
선거 전날인 10일 여야는 마지막 총력전을 벌였다.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와 선대위 직책을 맡고 있는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까지 강서구 발산역으로 총출동했다. 국정감사 일정 중에도 이날 현장에 나온 여당 현역 의원만 25명에 달했고, 의원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김 대표는 “강서구는 지난 16년 동안 묻지 마 투표 해서 민주당을 뽑아줬다. 지금 강서구 국회의원 3명도 민주당인데 왜 이렇게 낙후됐나”라며 “힘 있는 여당 후보인 김태우 후보를 뽑아달라”고 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등 의원 20여 명도 이날 오후 강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 유세에 집결했다. 지지자 수백 명은 사거리를 가득 메웠고, 민주당 구청장 후보인 “진교훈”을 연호했다. 홍 원내대표는 “투표율이 40% 초·중반대는 충분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보궐선거임에도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인데, 오만과 독선에 빠진 윤석열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양당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 청년을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양당 지지층이 결집한 상황에서 남은 부동층의 상당수가 청년이란 설명이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이날 “(청년) 여러분은 더 이상 불공정한 세상에서 살 수 없다. 기회균등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며 “그래서 (내가) 조국(전 법무부 장관)을 박살 냈다”고 했다. 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호프집에서 만난 20대 남성이 내 손을 잡더니 ‘평생 민주당을 안 찍을 줄 알았지만 이번에는 진교훈을 찍겠다’고 말하더라”며 “학생들이 유세차를 향해 환호하는 걸 보고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양당이 총력전으로 맞붙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선거 승리 시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지만 패배 시엔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김태우 후보를 사면해 출마의 기회를 열어준 만큼 지도부 책임론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승리 시 이를 토대로 정권 심판론을 내년 총선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패배할 경우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우 유리한 선거인데, 만에 하나 패배한다면 지도부 총사퇴 주장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친명과 비명의 당내 갈등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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