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향방

경기일보 2023. 10.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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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지난 7일 이스라엘과 전 세계는 이스라엘 내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하마스 무장 정파의 집중 공격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현재까지 양측 합계 1천600여명의 사망자와 6천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제5차 중동전쟁’으로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948년 이스라엘은 현 영토에 이스라엘 건국을 선포했다. 전 세계로 흩어져 살았던 유대인들은 국가 건설의 염원이 실현됨과 동시에 이스라엘 영토로 몰려들었고 당시 현지에 거주하고 있던 아랍인(팔레스타인인)들은 하루아침에 집과 고향을 잃고 난민이 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바야흐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현재까지 수십년간 계속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중동지역 문제 중 가장 해결이 어려운 문제로 주변 아랍국과 미국을 포함한 서구국가들에 정치적 부담이 돼 왔다.

1993년과 1995년 극적으로 오슬로협정이 체결되면서 한 영토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가 공존하는 해법, ‘두 국가 해법(Two State Solution)’이 제시됐지만 이마저 흐지부지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악화일로를 걸어 왔다.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공격의 양상이 기존 패턴과 상당히 다른 동시다발적인 집중 공격이었기 때문이다. 로켓포 4천500발을 동시에 발사해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최첨단 저고도 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을 무력화시켰고 육해공에서 수백명의 하마스 무장대원이 이스라엘로 침투해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해외)와 신베트(국내)의 정보력 부재도 큰 문제로 대두됐다. 이들이 하마스에 허를 찔린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첩보력과 군사력에 대한 과신과 현 네탸냐후 정권이 주도한 사법부 무력화에 대한 반발로 인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대두되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중동 내 확전 가능성과 미국과 이란의 국제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과거 팔레스타인 문제를 형제국의 비애로 함께 싸워 왔던 아랍국들이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을 맺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중재로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마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려는 상황이 하마스에는 상당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거주지역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두 곳으로 제한돼 있다. 특히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인해 경제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실업률 50%에 물과 생필품, 전력이 수시로 차단되는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얻는 쪽은 누구이며 잃는 쪽은 누구인가? 중동지역에 아랍국가 연대라는 대의명분은 사라지고 자국 이익만 남은 상황에서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대응,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처가 갖는 함의는 무엇인지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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