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고 나올까 물타기 할까…고금리에 우는 채권 개미들 ‘투자 전략 5Q’

김지섭 기자 2023. 10.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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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백형선

최근 고(高)금리 기조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금리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고 채권 투자에 뛰어든 이들은 현재 큰 손실을 떠안은 상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당분간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이라도 ‘손절매(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해야 할까. 아니면 조만간 금리 고점(高點)이 온다고 보고 채권 투자 비율을 늘려야 할까.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에서 채권 운용을 책임지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금리 급등기 현명한 ‘채권 투자 전략’을 5문답으로 정리했다.

그래픽=백형선

Q1.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20% 가까이 손해를 봤는데 지금이라도 털고 나와야 하나.

1~2년 이상 안 찾아도 되는 여윳돈이라면 지금 매도할 필요는 없다. 1년쯤 뒤에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고, 그 전이라도 물가와 경제 지표 등에 따라 시장 금리는 낮아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조금 더 오를 수 있지만 현 수준이 고점 부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만기 20~30년 이상의 초장기물 비율을 늘리며 ‘물타기’를 해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단, 초장기물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채권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Q2. 고금리 국면에서 채권 투자는 피하는 것이 상책인가.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투자에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채권은 만기 때 받을 수 있는 표면 이자가 있다는 점에서 주식과 다르다. 가격 하락의 위험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 탓에 많이 떨어진 채권 가격과 만기 때 받게 될 표면 이자 등을 고려할 때 현시점의 채권 수익률(YTM)은 꽤 높은 편이다. 따라서 우량 채권 위주로 적당한 만기의 상품을 고르면 쏠쏠한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Q3. 현시점에서 채권 투자하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만기 3~5년짜리 국공채나 3년 이하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는 의견이 많다. 만기 20~30년 이상의 초장기물은 향후 금리 인하 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도 매우 크다. 길게 놓고 볼 때 초장기물 비율도 조금 있어야 하지만 지금이 매수를 추천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초장기물 투자는 한·미 기준 금리가 결정되는 이달 말부터 내달 초쯤을 엿보는 것이 나아 보인다.

Q4. 채권 직접투자는 어떤가.

증권사를 통해 채권을 직접 살 수도 있지만 소액을 투자하려는 개인이라면 채권을 담은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게 더 편리할 수 있다. 채권 발행처(국공채, 회사채 등)와 만기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ETF와 펀드가 있어 투자 선택을 내리기 쉽다. 은행 예금과 같이 만기 때 채권이 청산되며 원금과 이자를 받는 ‘만기 매칭형’ ETF나 평균 만기 5년 이하로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 비율을 적당히 섞은 ETF(종합 채권형)도 있다. ETF는 주식처럼 아무 때나 사고팔 수 있어 환금성이 좋다.

그래픽=백형선

Q5. 퇴직연금을 채권에 투자해 굴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퇴직연금이라면 길게 들고 있어도 되는 돈이기 때문에 투자 대상 채권의 만기를 적당히 배분하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20~30년 만기 국고채 ETF와 평균 만기가 4~5년 정도인 종합 채권 ETF를 적당한 비율로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20~30년 만기 ETF는 향후 금리가 내려갈 때 채권 가격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들고 있을 만하다. 반면 만기가 비교적 짧은 종합 채권 ETF는 이자 수익이 높으면서 금리 변동성에는 덜 민감하기 때문에 초장기물 투자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비율 조절은 금리가 향후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내려갈 것으로 보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 손실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면 만기 매칭형 ETF에 투자하거나 투자 대상 만기를 1년, 3년, 5년, 10년, 30년 식으로 더 잘게 쪼개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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