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의 뚝심→홍사빈·김형서의 기분 좋은 발견 '화란'[TF씨네리뷰]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소년의 처절한 몸부림…11일 개봉
11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작품은 10대 소년 연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알콜중독자 새아버지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엄마, 이복동생 하얀(김형서 분) 사이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고된 현실을 살고 있는 연규의 유일한 꿈이자 희망은 돈을 모아 엄마와 화란(네덜란드)으로 떠나는 것이다. 복지가 잘 돼있어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연규는 오토바이를 훔쳐서 되파는가 하면, 고금리 사채를 쓰게 하는 등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스스로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규가 조직에 발을 들이고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할수록,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또 다른 화란(재앙과 난리)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위태로워지는 연규와 그런 그를 지켜보는 치건, 두 사람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거듭한다. 과연 연규에게 치건은 기댈 수 있는 어른일까, 그를 망치러 온 구원자에 불과할까. 작품이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쉽게 정의내릴 수 없다.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가진 '화란'에 끌린 송중기는 작품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 개런티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찢어진 한쪽 귀와 어두운 피부 톤, 속을 짐작할 수 없는 표정과 중저음의 보이스 등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분위기를 장착해 눈길을 끈다. 극 중 대사는 많지 않지만,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정재광은 치건의 수하 승무 역을, 김종수는 조직 보스 중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특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종수는 또 한 번 연기 변주를 꾀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다만 학교폭력과 가정폭력, 조직의 세계를 담은 '화란'은 신체를 훼손하는 등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잔인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것을 알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착각한 게 아닌지 다시 확인할 정도로 가혹한 장면이 난무해 불쾌함을 안겨줄 수 있다.
'화란'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이로써 김창훈 감독은 자신의 장편 데뷔작으로, 송중기는 데뷔 15년 만에 칸의 부름을 받았다.
이렇게 '화란'은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고 돌아왔지만,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불행, 희망과 절망의 경계 속에서 정답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국내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24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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