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못그려요” 작가가 ‘억대 연봉’…카톡 쓰면 한번쯤 봤다는데
만화가 꿈꾸던 디자이너
‘억대 연봉’ 방구석 화가로
카톡서 80종 1600개 출시
데뷔작 ‘목이 길어 슬픈 짐승’
첫 달 16만건 팔리며 대박
김나무 이모티콘 작가(34)는 경쟁자의 진입이 무제한 허용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신만의 무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2017년 카카오가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만든 뒤 누구나 자신의 캐릭터를 제안해 이모티콘으로 출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김 작가는 스튜디오 시작과 함께 데뷔해 7년 차를 맞은 베테랑 작가다. 카카오톡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 작가의 이모티콘은 약 80종으로 1600개에 달한다.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방구석 화가’ 김 작가의 하루 루틴은 단순하다. 서울 마포구 자택 침실에서 일어나 작업 공간인 방으로 이동하면 출근은 가볍게 끝이 난다. 김 작가는 모니터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책상에서 자정까지 이모티콘을 그린다. 김 작가는 “수익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들지만 억대 연봉을 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작가는 데뷔작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은 첫 달에만 16만 건이 팔렸다. 당시 출시된 카카오 프렌즈의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마저 눌렀다. 이 이모티콘은 3개를 채팅방에 연속으로 보내야만 하나의 동물이 완성되는 독특한 작품이다. 출시됐을 당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들이 올라와 홍보 효과가 컸다. 김 대표는 “연금도 안 부러울 정도로 고정적 수입을 보장해주는 효자 이모티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가장 많이 팔린 이모티콘은 2019년 출시된 ‘다갸 타당해’ 시리즈다. 커플 이모티콘이 유행하던 시기에 김 작가 자신도 만들어볼까 하던 참에 ‘자기야’를 활용한 이모티콘이 나와버렸다. 그는 ‘자기야’를 혀짧은 발음으로 바꾼 ‘다갸’와 ‘타당해’를 떠올렸다. ‘다갸 타당해’ 시리즈는 17탄까지 나온 이모티콘계 스테디셀러다.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이모티콘은 ‘애기’ 시리즈로 커플 이모티콘인데 10탄까지 출시됐다.
김 작가는 처음엔 일본 만화 ‘헌터x헌터’, ‘기생수’ 등을 좋아해 만화가를 꿈꿨던 소녀였다. 경기예술고 만화창작과, 교토조형예술대 정보디자인과를 거치며 꿈과는 멀어져 화장품 회사 디자이너로 취직했다. 하지만 답답한 분위기를 못 견뎌 웹툰 작가를 꿈꾸며 퇴사했다. 그는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백수로 지내다 우연한 친구의 권유로 이모티콘 제작을 시작하면서 제2의 인생을 여는 데 성공했다.
김 작가는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할 때 놓쳐선 안 될 부분이 있다고 조언한다. 김 작가는 “단순하고 보기 쉽게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작은 사각형 안에서 잘 읽힐 텍스트양과 글자 크기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행어를 십분 활용하고, 자기만의 캐릭터를 확보하는 일도 잊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1대1, 그룹, 연인, 친구, 직장동료 등 타깃층을 잘 조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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