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200K…페디, 37년 만의 ‘대기록’ 썼다
KT, 두산에 밀어내기로 5 대 4 승…2위 확정 지으며 플레이오프 ‘직행’
NC의 ‘에이스’ 에릭 페디(30)가 프로야구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겼다. 무려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KBO 역대 5번째 투수가 됐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다.
페디는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안타 1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2023시즌 29번째 등판에서 20승째(6패)를 수확했다. 직전 경기까지 삼진 198개를 잡았던 페디는 이날 삼진 6개를 추가해 ‘200탈삼진’ 기록도 가뿐히 넘겼다.
그간 20승과 200탈삼진을 각각 기록한 투수는 여러 명 있었다. 그러나 이 둘을 함께 충족한 사례를 찾으려면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만큼 동시에 이루기 어려운 기록이다. ‘20승-200탈삼진’은 1983년 장명부(삼미)가 처음 달성한 이후 1984년 최동원(롯데), 1985년 김시진(삼성), 1986년 선동열(해태)까지 3시즌 연속 나오다 이후 자취를 감췄다.
어깨 피로가 쌓여 9일 만에 선발 등판한 페디는 에이스 칭호에 걸맞은 투구로 자신 앞에 놓인 대기록에 성큼 다가섰다. 그는 1회초 한화 선두 타자 최인호를 삼진으로 잡은 뒤, 2회초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00탈삼진 고지를 먼저 밟았다.
한화 타자들에게 적지 않은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의 순간에 직면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최고 시속 153㎞ 투심과 주무기 스위퍼 등 변화구를 앞세운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7회부터 페디의 뒤를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은 NC 불펜은 3회말 제이슨 마틴이 2타점 적시 2루타로 만든 귀중한 득점을 끝까지 지켜 경기를 끝냈다.
평균자책을 2.06까지 낮춘 페디는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 등 투수 주요 부문 성적에서 선두를 달리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선정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경기 뒤에 만난 페디는 “20승이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팀이 함께 만든 기록이기에 이 영광을 동료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은 일정상 추가 선발 등판도 가능한 페디는 1점대 평균자책에 대한 욕심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그는 “팀의 순위 상황에 따라 등판 일정이 달라지겠지만, 불가능하지 않은 기록이기에 더욱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잠실에서는 7위 롯데가 1위 LG에 0-7로 완패하면서 5강 탈락이 확정됐다. 이로써 롯데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고척에서는 키움이 임지열의 결승 2점 홈런으로 삼성에 5-3 승리했다. 키움 이정후는 8회말 대타로 출전해 7월 발목 부상 이후 80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고 3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3위 경쟁 중인 SSG가 KIA를 6-5로 꺾었다. 수원에서는 KT가 9회말 2아웃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두산에 5-4 승리를 거두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창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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