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면 봉쇄는 국제법 위반”

서필웅 2023. 10. 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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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와 무력 충돌에 대한 대응으로 가자지구 완벽 봉쇄를 선언하자 유엔이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민간인의 생필품을 박탈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포위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금지된다"며 가자지구의 전면 봉쇄는 "군사적 필요성에 의해 정당화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집단적 징벌(연좌제)'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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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적 위기’ 우려 고조
식량·연료 제한적 보급 빈곤지역
이, 전기 등 끊으면 대형 참사 예고
유엔 “민간인 포위공격 안 돼” 제동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와 무력 충돌에 대한 대응으로 가자지구 완벽 봉쇄를 선언하자 유엔이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민간인의 생필품을 박탈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포위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금지된다”며 가자지구의 전면 봉쇄는 “군사적 필요성에 의해 정당화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집단적 징벌(연좌제)’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교전이 발발한 지 나흘째인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구호 식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연합뉴스
1949년 제4차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전시라도 직접 공격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처벌할 수 없으며, 집단적 징벌 또한 국제법 위반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교전 사흘째인 전날 베르셰바의 남부군사령부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밝히며 “(이 지역에)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말했다.

봉쇄로 이미 최악이던 가자지구의 상황이 악화될 여지가 커졌다. 자칫하면 부족한 식량과 오염된 식수 등으로 전쟁 피해 이상의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다. 인도주의 구호단체인 액션에이드의 팔레스타인 책임자는 “가자지구 전면 봉쇄로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식량, 전기, 연료가 완전히 차단돼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면서 “이는 재난 지역에서도 상상할 수 없을 규모의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준비한 의료품이 이미 부족한 상태”라며 “필수 의료품을 전달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군이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인접한 남부 크파르 아자 지역에서 전열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교전이 수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군은 남부 지역에서 하마스 무장대원의 시신 약 1천500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뒤 2007년 가자지구에서 온건파인 파타 정파를 몰아내고 이곳을 실효 지배 중이다. 이스라엘은 그 대응으로 2007년부터 이 지역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 농업과 관광업을 제외한 산업활동 대부분이 중단되면서 가자지구는 약 230만명에 달하는 인구 60% 가까이가 빈곤에 시달려 왔다. 심지어 이동의 자유까지 제한돼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가자지구를 ‘창살 없는 감옥’에 비유하기도 했다.

식량, 연료, 전기 등도 제한적으로만 보급된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15년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의 오랜 경제 봉쇄와 황폐해진 인프라 등으로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2020년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필웅·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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