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공조’ 날개 펼친 LG전자…3분기 영업익 1조, 날아올랐다
LG전자가 지난해 대비 30% 이상 많은, 1조원 가까운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글로벌 가전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키워온 자동차 전자장비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힘을 쏟은 결과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대비 2.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3.5% 급증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2020년의 기록(1조738억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의 1조9429억원이다.
가전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이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와중에 LG전자가 호실적을 낸 배경으로는 먼저 냉난방 공조 부문에서 B2B 거래를 강화해온 점이 꼽힌다. 관공서·빌딩 등에서 쓰는 시스템 에어컨이나 아파트 빌트인(붙박이) 가전 같은 대량 납품 개척에 힘을 쏟아온 결과다.
LG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친환경·고효율 수요에 대응해 히트펌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냉난방 공조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성장 부문인 자동차 전장사업도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 2013년 VS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전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G전자는 크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3대 부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가운데 구동모터·인버터 등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자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성장성이 두드러진다. LG전자는 최근 헝가리 미슈콜츠에 LG마그나의 네 번째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의 올해 전장사업 매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며, 수주 잔액은 올해 말쯤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경기 침체로 비롯된 수요 감소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수익성을 개선했다. LG전자는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을 이어가면서 제품 중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TV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를 탑재한 TV를 2026년 3억대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보기술(IT)기기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등을 다루는 BS사업본부는 IT 수요 둔화에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다. LG전자 측은 “BS사업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을 앞세워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며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전기차 충전 사업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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