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해로 부부 시상…“가족해체 시대에 귀감”
[KBS 춘천] [앵커]
지난해 우리나라 이혼 부부의 평균 결혼생활 유지 기간은 17년 정도라는데요,
춘천에서는 60년이 넘게 함께한 부부들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백년해로 상이 만들어졌습니다.
긴 세월을 버티게 해준 힘은 서로에 대한 감사였다고 말하는 아름다운 부부들을 임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4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백윤걸 이화실 부부.
18살 고왔던 신부의 머리엔 흰 서리가 내렸고, 스물넷 듬직했던 청년의 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6.25 전쟁 피란길에 20일 된 갓난아이를 잃기도 했고,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떨어져 산 세월도 있었습니다.
[이화실/춘천시 효자동 : "병원이 뭐 있나 뭐 그냥 놔뒀지 뭐 어떻게. 죽은 애를 안고 잔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깨워가지고선 보니까 갔더라고."]
긴 세월, 힘든 고비를 함께 버텨낸 비결은 서로를 더 배려하고 감사하는 것 뿐입니다.
[백윤걸/춘천시 효자동 : "밥투정하지 않은 것, 해주는 대로 무조건 해주는 대로 먹고. 돈 좀 못 벌어 온다고 아주 그런 불만 하나 없었어. 그게 고마운 거지."]
결혼 다섯 달 만에 열다섯의 어린 아내를 홀로 남겨두고 전장으로 떠나야 했던 김종국 씨.
8남매를 잘 키워준 아내를 떠올리면 금세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함께 손 잡고 '백년해로상'을 받으며 위로를 건네려 했는데 아내는 그만 병석에 누웠습니다.
[김종국/춘천시 퇴계동 : "(상은) 애들이 가지고 간대요. 사랑한다 하는 얘기도 할 수가 없어요. 부끄러워서 사실은 내가 뭐 잘한 게 있어야 아내한테 사랑한다고 하지."]
백년 가까운 시간, 자신을 희생하고 노력하며 가정을 지켜온 5쌍의 노부부들.
서로에게 전하는 진심은 한결같이 감사함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참 고마웠소!"]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임서영 기자 (mercy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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